[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우리나라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80.5개월, 즉 6.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해 운영 중인 서울성모병원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10여 년간의 다발성골수종 환자 치료 성적을 공개했다.

혈액병원(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 다발골수종센터 민창기·박성수·이정연·변성규 교수팀이 12년간 치료받은 다발골수종 환자군(1291명)을 조사한 결과 중앙 생존기간(Median Overall Survival, OS)은 80.5개월(2010-2021년)이었다. 이는 난치성 혈액암 치료 성적을 장기간 분석하여 공개한 국내 첫 사례로,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심평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치료 시작 시기에 따라 33.6개월(2009-2012년), 44.6개월(2013-2016년), 52.8개월(2017-2020년) 등으로, 매년 꾸준히 길어지고 있다.

참고로 중앙 생존기간이란 환자의 절반이 사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는 반대로 환자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떤 암에서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이 10개월이라면, 이 기간 동안 환자의 절반은 사망하고, 나머지 절반은 살아있다는 의미이다.

다발성골수종 환자, 최근 10년간 2배 증가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발생하며, 악성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매년 국내에서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질병코드: C90, 다발골수종 및 악성 형질세포신생물)으로 병원을 방문한 우리나라 환자 수는 2014년 5566명에서 2024년 1만 1219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령대는 50대부터 증가하여 8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골수종은 암세포가 뼈를 침범하여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재발이 잦고,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혈액암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암 치료의 메카로 우뚝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혈액암 치료의 메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환자 맞춤형 치료 설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적극적 활용, 신약 기반 유지요법, 고위험군 대상 최신 면역항암제(이중항체, CAR-T 등)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환자 개별 위험도에 따른 정밀 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감염내과를 비롯한 여러 임상과 의료진과의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뿐 아니라, 혈액암 전문 간호사들의 면밀한 관리를 통해 항암치료의 부작용 관리 및 지속적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혈액병원 민창기 교수(혈액내과)는 "증상에 적합한 항암제를 투여하는 단순하고 기계적인 치료가 아니라, 환자 개인별 취약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맞춤치료와 함께 치료 후에도 면밀히 관리해나가는 전략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세계 수준의 다발골수종 치료 성적을 유지하고, 나아가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 예측 연구도 함께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장 박성수 교수(혈액내과)는 "이번 생존률 결과는 단순히 치료 성적을 넘어, 환자 중심의 통합적 진료와 근거 기반의 치료 전략이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치료 성과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장기 생존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국내 최고의 다발골수종 치료 모델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