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수가협상이 체결식을 끝으로 공식 마무리된 가운데, 공급자 단체는 계약 타결과는 별개로 협상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일차의료 및 필수의료 회복을 위한 수가 및 협상 구조 개선과 제도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 공단)과 공급자 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회, 대한약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조산협회)가 지난 13일 오후 2시 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여의도 CCMM빌딩)에서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체결식에는 정기석 공단 이사장, 김남훈 급여이사, 박종현 급여관리실장 등 공단 측 관계자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박근태 의원 유형 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 등 각 공급 유형 단체 회장과 협상단장이 자리했다.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번 협상 결과가 현재 주어진 제약된 여건 속에서 이끌어낸 최선의 결과였음을 이해한다"면서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전선인 일차의료와 지역의료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의료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깊이 고민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 때"라며 "의료인들에게는 여전히 적정 수가를 위한 정부의 진지한 고민과 실질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수가협상 구조에 대해서도 "재정운영위원회의 밴드 결정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방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국민은 물론 공급자인 의료인들에게도 피로감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제는 협상의 본질적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비생산적인 협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성규 병협 회장 역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병원 유형의 경우 지난해 전공의 집단행동의 피해를 직격으로 맞아 SGR 순위 2위에 등극하면서, 이번 협상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이 회장은 "의료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고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 필요한 환산지수 인상을 기대했지만, 현장의 요구를 충족하고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결과"라며 "가입자로부터 충분하게 인정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재정 관리에 대한 책임이 존재함과 동시에 유일한 보험자로서 적정한 재정지출을 통해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한 삶을 위해 필수의료의 확충과 적극적 재정 활용을 당부했다.

더불어 "협상의 방식과 모형을 개선하는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깜깜히 협상이라 불리는 투입 재정에 대한 사전 공개는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으며, 현재의 의료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SGR 모형의 지속적인 개선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공단과 재정소위원회(가입자), 각 공급 유형 협상단은 지난달 30~31일 양일간 이어진 밤샘 협상 끝에 8년 만의 '전 유형 타결'을 이뤄낸 바 있다.

이에 따라 2026년도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1조3433억), 상대가치 연계는 0.07%(515억원)로 결정됐다. 유형별로는 △의원 1.7%(상대가치 연계 0.1%) △병원 2.0%(상대가치 연계 0.1%) △치과 2.0% △약국 3.3% △한의 1.9%이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이번 협상은 유형별로 균형점을 찾았다는 점, 가입자와 공급자 간의 간극을 줄였다는 점, 저평가된 행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점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가 있었다"며 "수가협상 기간 중 가입자-공급자 간 소통간담회를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작년에 이어 병원과 의원 유형에 저평가된 항목에 대해 환산지수와 상대가치를 연계하는 조정에 있어 수가를 정상화하고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도 보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