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파킨슨병 치료제 ‘에퀴피나(성분명 : 사피나미드메실산염)’의 제네릭 독점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우선판매품목허가(이하 우판권)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 앞서 부광약품, 삼일제약이 특허도전에 나선 가운데 국내 중추신경계(CNS) 약물 시장 강자인 명인제약이 심판에 가세하며 우판권 경쟁은 3파전이 확정됐다.

명인제약은 지난 11일 뉴론 파마슈티컬스(Newron Pharmaceuticals)가 보유한 ‘2-［4-(3- 및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 아미드의 제조방법)’ 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2-［4-(3- 및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 아미드의 제조방법)’ 특허는 에퀴피나와 관련한 특허다. 같은 이름으로 2개의 특허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제조방법을 특징으로 하는 원출원 특허(이하 제조방법 특허)이고 나머지 하나는 약제학적 제형을 특징으로 하는 분할출원 특허(이하 제형 특허)다.

이번에 명인제약이 심판을 청구한 것은 이 중 약제학적 제형을 특징으로 하는 분할출원 특허에 해당한다.

뉴론 파마슈티컬스가 국내에 등록한 특허 중 현재 등록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10개다. 이 중 에퀴피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내 등록 특허가 몇 개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이들 10개 특허 중 국내 제약사의 공략 대상이 된 것은 현재 에퀴피나 제형 특허가 유일하다.

에퀴피나 제형 특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돼 허가특허연계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에퀴피나와 관련해 식약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된 특허는 제조방법 특허와 제형 특허 등 총 2개다. 이 중 제조방법 특허는 지난해 12월 만료돼서, 후발 제약사들은 제형 특허 공략만 성공하면 우선판매품목허가 획득을 노릴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달 28일 부광약품과 삼일제약이 처음으로 에퀴피나 제형 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며 우판권 경쟁 신호탄을 쐈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한 제약사에는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라 9개월 동안 제네릭 시장 독점권이 주어진다. 삼일제약과 부광약품이 에퀴피나와 관련한 여러 특허 중 제형 특허를 제일 먼저 겨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우판권은 오리지널 특허에 최초로 심판 청구가 이뤄진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심판을 청구해 최종 승소한 제약사 중 가장 먼저 제네릭 품목허가를 신청한 제약사에 부여된다. 삼일제약과 부광약품이 에퀴피나 특허에 심판을 청구한 것은 지난달 28일로, 에퀴피나 제네릭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으려는 경쟁사들은 이로부터 14일째 되는 지난 11일까지 후속 심판을 청구했어야 한다.

에퀴피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부광약품과 삼일제약에 이어 다수 CNS 전문 제약사들이 특허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11일까지 추가로 특허심판을 청구한 제약사는 명인제약 단 한 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에퀴피나 제네릭 우판권 경쟁은 부광약품, 삼일제약, 명인제약이 3파전을 치르게 됐다.

에퀴피나는 뉴론 파마슈티컬스가 발굴한 3세대 모노아민 산화효소-B(MAO-B) 억제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판권은 에자이가 보유하고 있다. 에자이 국내 법인인 한국에자이는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퀴피나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해 이듬해 2월 급여 출시했다.

에퀴피나의 매출은 2021년 8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28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이보다 20억 원 늘어난 48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