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임신부가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될 경우 태반의 미세구조를 손상은 물론,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병원장 김한수)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독성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Reproductive Toxicology(생식독성학)'에 발표했다. 논문의 제목은 ‘산화 스트레스를 통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포함한 태반 미세 구조에 대한 초미세먼지 영향(Impact of particulate matter 2.5 on placental ultrastructure including mitochondrial damage through oxidative stress)’이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900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신 중 PM2.5 노출 수준에 따라 고노출군(15μg/m³ 초과)과 저노출군(15μg/m³ 이하)으로 분류해 태반 조직을 분석했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정밀 분석 결과, 고노출군에서는 태반의 융모막세포 영역에서 심각한 구조적 변화가 발견됐다. 특히 미세융모의 소실과 단축 기저막 두께 증가 공포 형성 소포체 팽창 등의 손상이 확인됐다.

태아 모세혈관 내 미토콘드리아도 파괴 확인

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태아 모세혈관 내 미토콘드리아에서도 손상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고노출군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이중막 구조와 크리스테(cristae)가 파괴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또한 혈액 내 산화스트레스 지표를 분석한 결과, 고노출군에서 말론디알데히드(MDA)와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2(SOD2) 수치 증가를 확인했다. 이는 미세먼지로 인한 산화스트레스가 태반 손상의 주요 기전임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 중 미세먼지 노출이 단순히 호흡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태반의 기능적 손상을 통해 태아 발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책임자인 김영주 교수는 “미세먼지가 태반의 미세구조를 실제로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전자현미경으로 직접 확인했다”며 “임신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공기질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임신부 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기준 강화와 관련 정책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임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APPO(Air Pollution on Pregnancy Outcome)' 코호트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전자현미경을 통해 태반의 초미세구조 변화를 직접 관찰한 연구로 평가된다.

김영주 교수는 임산부와 대기오염에 대한 APPO 코호트 연구뿐만 아니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임산부에 대한 임상데이터와 에어코리아 환경데이터를 결합한 융합데이터를 생산하고 가공하여 국내 최초 임산부 감염병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 사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