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현대ADM바이오가 신약 후보물질 페니트리움(Penetrium)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에 본격 착수했다. 회사 측은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면역항암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말기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연구진은 페니트리움과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 시 안전성을 확인하고, 기존에 치료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에게서 항종양 효과가 재발현되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페니트리움은 종양미세환경(TME) 내 세포외기질(ECM) 구조를 선택적으로 해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와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에 도달할 수 있는 물리적 통로를 복구한다. 이는 면역관문억제제로도 해결되지 않는 '면역세포 접근 차단' 문제, 즉 가짜 내성(pseudo-resistance)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항암 치료 전략이다.

현대ADM 김택성 대표는 "암세포 주변 환경이 물리적으로 면역세포와 기존 항암제의 접근 자체를 막는 현상은 페니트리움만이 해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암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1천만 명을 초과하며, 이 중 90% 이상이 전이암으로 사망한다. 항암제 반복 투약 시 효과가 감소하고 전이가 진행되는 현상은 오랫동안 '항암제 내성' 때문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ADM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가짜 내성'에 있다고 규명하고, 면역 접근성 회복을 통해 기존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되살리고 전이를 차단하는 페니트리움을 개발했다.

2025년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페니트리움은 항암제 반복 투약에도 효과가 감소하지 않으며, 종양의 전이 형성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을 보였다. 또한 원발암과 전이암 모두에서 일관된 면역치료 효과를 나타내, 고형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현재 전 세계에서 1,600건 이상의 임상이 진행 중인 글로벌 표준 면역항암제다. 그러나 2028년부터 주요 적응증에 대한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향후 시장 경쟁력은 가격보다 '적용 대상 확대'와 병용 전략의 유연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니트리움과의 병용 전략은 면역항암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핵심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실질적 대중화를 실현하는 마지막 열쇠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ADM 김수정 연구소장은 "이번 임상은 면역세포가 암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던 치료들을 되살릴 수 있는지를 세계 최초로 검증하는 환자 중심 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니트리움은 면역항암 치료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며, 암의 완치 가능성을 실제 임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약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