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박재영 기자]대구광역시약사회(회장 금병미)가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행위를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정부의 즉각적인 약사법 개정과 강력한 행정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약사회는 최근 리도카인을 사용한 한의사에 대한 대법원의 벌금형 확정 판결을 언급하며, 이는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에 대한 상고를 취하하면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의 벌금 800만 원 형이 확정된 것은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 범위에 명확한 경계가 있음을 뜻하며, 이는 약사와 한약사의 면허 범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약사회는 서양의학적 기준의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거쳐 품목 허가된 의약품은 한약제제와 다르며, 이러한 의약품은 해당 면허를 가진 약사만이 취급할 수 있음을 이번 판결이 재확인시켜 주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약 또는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을 판매하는 한약사의 행위가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무자격자 판매에 해당한다는 근거로 과거 법제처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 그리고 최근 국정감사에서보건복지부 장관 발언 등을 제시했다.

2013년 법제처는 '한약사의 업무 범위는 정의 규정으로 약사법 전체 해석의 지침이 된다'고 했으며, 2014년 보건복지부도 '한약사는 한약과 한약제제를 제외한 일반의약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3년 국정감사에서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항히스타민제나 경구피임약은 한약사 면허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구시약사회는 이러한 여러 근거와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종합할 때, 한약 또는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을 한약사가 판매하거나 취급하는 것은 면허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일부 한약사들이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과 한약제제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법적인 판매 행위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시약사회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구시약사회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요구했다.

1.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민 건강을 지키고 면허 질서를 바로잡는 중대한 결정이므로, 정부는 이 판결을 토대로 구체적인 약사법 개정에 즉각 나설 것.

2. 정부는 면허 범위를 벗어나는 한약사들의 의약품 불법 판매에 대해 강력한 행정처벌을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것.

3. 정부는 한약(생약)제제를 한약제제와 생약제제로 조속히 구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