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지원이 활발하다. 제약사들의 자체 연구 인력만으로는 잠재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아이디어가 풍부한 바이오 스타트업들과 접점을 늘리며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핵심 기관인 랩센트럴과 함께 ‘2025 CKD 팜 골든 티켓’을 개최했다.

골든 티켓 프로그램은 유망 스타트업이 랩센트럴에 입주해 1년 동안 첨단 연구 공간과 커뮤니티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폰서십 프로그램이다. 자금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초기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며, 혁신적인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심사를 통과한 인듀라 테라퓨틱스(InnDura Therapeutics)에 골든 티켓을 수여하고, 랩센트럴 입주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원제약도 바이오 및 의료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 혁신 플랫폼 서울바이오허브와 협력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대원제약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 및 연구와 관련된 협업이 가능한 8년 미만 스타트업 2곳을 7월 10일까지 모집한다. 지원 대상 분야는 펩타이드 저분자 약물 전달 기술 디바이스를 통한 약물 전달 기술 디지털 치료제(DTx) 및 전자약 등이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1년 동안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장성 검토와 개선 피드백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제품화될 수 있도록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대원제약 더함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부여한다. 또한, 공동 연구, 기술 이전, 제품 개발 및 출시, 투자 유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셀트리온은 서울바이오허브와 협력해 ‘오픈이노베이션 3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셀트리온과 협업할 수 있는 창업 8년 이내의 바이오 및 의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 분야는 항체 저분자 펩타이드 마이크로바이옴 세포·유전자 치료제 약물 전달 플랫폼 신약 개발 플랫폼 등이다.

선정된 기업은 약 1년간 오픈이노베이션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최종 평가 후에는 셀트리온과의 공동 연구나 투자 등 실질적인 협업 가능성이 결정된다.

이번 3기 프로그램에서는 최대 4개의 스타트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선발된 기업들에 기술과 사업화 전문가 자문을 제공하고, 투자자 및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네트워킹 기회 등 맞춤형 육성 패키지를 통해 기업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 참여해 표적 단백질 분해(TPD) 플랫폼 기반 신약 후보 발굴을 위한 협업 과제를 제시했다.

TPD는 기존 저분자 화합물이 표적할 수 없었던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 방식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현재 TPD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기술 확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웅제약은 이번 협업을 통해 E3 리가아제 기반 리간드(생체분자와 복합체를 형성하는 물질) 또는 분자 접착제 전략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공동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전임상 연계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7월에 협업 스타트업을 선정한 후 내년 1월까지 단백질 분해 및 제거 기술을 설계하고 생체 외 실험을 통해 효능과 선택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선정된 스타트업이 과제의 기준을 충족하면, 과제가 종료된 뒤에도 내부 기술 평가 절차를 통해 후속 공동 개발 또는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바이오 벤처·스타트업들은 혁신적이고 신속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기존의 연구 체계를 벗어난 접근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사들이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제약·바이오 환경 속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혁신적인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이제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