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은 정부의 실손 의료보험 추진 개혁안과 관련해 만성질환 등 장기 복용자의 약값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를 담은 '실손보험 장기 처방조제비 실질적 보상방안'을 18일 발표했다.

권고안은 △만성질환자 등 장기 처방 약값 보장 방안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상품 관리강화 방안(설계기준) 등을 포함한다. 권익위는 이번 보상방안을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와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에 권고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현재 실손보험 통원치료는 통원 당일 10~30만원 한도 내에서 진료비, 주사료, 검사료 등 병원 외래 제 비용과 약국 처방·조제비를 모두 합산해 보장한다. 그러나 실손보험은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만큼, 만성 질환 등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높은 약값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권익위는 건강보험 적용 급여 대상 질환 중 30일을 초과하는 장기 처방조제비를 실손보험이 별도로 보장하도록권고했다. 현재 4세대(2021년 7월 출시) 기준 연 5000만원 한도까지 병원 치료비·원내 처방 조제비·퇴원 시 처방 약제비를 모두 보장하는 입원치료에 비해 통원치료의 약값 보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특히, 값비싼 비급여 주사제나 도수치료 등은 보장하면서도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약제비 보장이 미흡해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의 보충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노후·유병력자 전용 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이 설계기준을 마련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일반 실손보험과 달리 금융당국 표준약관이 없어 소비자 권리 보호가 부족했다는 것이 권익위의 입장이다.

권익위의 설명에 따르면,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 심사를 간소화한다는 명목으로 일반 실손보험보다 약 2배 높은 보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필수적인 처방조제비는 전혀 보장하지 않아 특화상품으로서의 취지가 무색했다.

권익위는 이에 따라 금융위 보험업감독규정과 금감원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설계 기준·표준 약관 마련 △유병력자 실손보험 통원 치료 처방조제비 보장 신설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실손보험의 건강한 재정 운용을 위해 영양주사 등 비급여의 남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지만, 만성질환자 등 장기 약 복용이 필요한 국민에게 필수 의료비 보장은 꼭 필요하다"며 "이번 개선안이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