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한국콜마 그룹 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5월 30일,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윤 회장이 2019년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을 되돌려 받기 위한 것으로, 윤 회장은 "35년간 일궈온 콜마그룹의 창업정신과 경영질서가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2018년 9월,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경영 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합의에 따라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통해 그룹 운영을 총괄하고,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인 사업 경영권을 행사하도록 지원해야 했다.

이를 전제로 윤 회장은 2019년 12월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해당 주식 증여로 콜마홀딩스의 최대 주주(30.25%)가 됐으며, 이후 콜마그룹 부회장 및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직해 왔다.

그러나 윤상현 부회장은 지난 4월 25일, 윤여원 대표에게 본인과 CJ제일제당 이승화 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하는 등 기존 경영 합의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난 5월 2일에는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강행했다.

이에 윤 회장은 지난 5월 15일, 콜마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화장품·제약)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건기식)는 윤여원 대표가 맡는다는 합의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이번 소송은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 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에 대한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러한 행태를 알았다면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해당 주식은 즉시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아버지로서 윤 회장이 오랜 시간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나, 창업주로서 더 이상 그룹의 경영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끝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대표 역시 콜마홀딩스의 경영 간섭 시도에 대해 "경영권 약정 위반 및 경영 질서 파괴"라고 비판하며, 지난 10일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의 위법성을 다투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콜마홀딩스 측은 "합의는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운영과 콜마홀딩스의 지원에 관한 것이며, 윤상현 부회장에게 그룹 운영을 맡기고 윤여원 대표의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합의서에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경영 합의를 전제로 주식 증여가 이루어졌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합의서 내용의 맥락을 보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하거나, 콜마홀딩스로 하여금 지원 또는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과 취지가 맞고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재판을 통해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