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나 위장 관련 항목은 꼼꼼히 챙기지만, 상대적으로 췌장과 담도 건강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이 두 기관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소화 및 대사 기능을 담당한다.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일명 '조용한 장기'로 불린다. 췌장·담도 질환에 대해 유성선병원 소화기센터 임창범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췌장과 담도는 우리 몸에서 소화와 대사에 필수적인 기관이다. 췌장은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고, 소화 효소를 만들어 음식물 분해를 돕는 장기이다. 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까지 흘러가는 통로로, 지방을 소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두 기관에 염증이나 종양, 결석 등의 문제가 생기면 급성 또는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췌장암, 담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흔한 것은 과도한 음주, 담석, 흡연, 유전적 요인 및 자가면역 질환 등이다. 고지방 식사, 비만, 당뇨병도 간접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흔한 소화불량과 비슷하게 나타나 놓치기 쉽다. 임창범 전문의는 “명치 부위 또는 등으로 퍼지는 듯한 통증이 있을 경우, 잦은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피부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체중 감소, 잦은 구토, 짙은 소변, 창백한 변색 대변과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는 질환을 대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췌장염의 경우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게 되는데, 급성의 경우 금식, 수액치료로 통증 조절을 하게 되고, 만성의 경우 식습관 개선, 효소제 복용, 합병증 관리를 진행한다.

담도질환의 경우 담석이나 담도 폐쇄로 생긴 염증은 빠른 배액과 감염 조절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ERCP(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이 있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췌장과 담관을 직접 검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내시경 시술이다. ERCP는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의 약자로, 일반적인 위·대장 내시경과 달리 십이지장경과 방사선 투시 장비를 함께 사용한다. 시술은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고 담관 및 췌관의 구조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창범 전문의는 ERCP와 관련 “담석 제거, 담도 협착 확장, 담즙 배액, 췌관 폐쇄 해소 등 다양한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며,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시술로서 반드시 췌담도 내시경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전문의는 그러면서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검진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췌장과 담도 질환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몸에 대한 ‘관심’이 치료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50대 이상이거나 음주·흡연을 지속해 왔거나, 당뇨병·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복부 초음파, CT, 내시경 초음파 등 정밀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전문의는 “작은 증상이라도 몸이 보 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췌담도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며 “스스로의 몸에 귀 기울이고, 변화에 민감해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