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천연물 위염 치료제인 애엽 추출물 제제를 둘러싼 시장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급여 적정성과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라는 ‘이중 허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제약사들이 품목 유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 현황에 따르면, 최근 1년 반 동안 애엽추출물 제제의 품목 허가가 취소된 사례는 총 66건에 달했다.

이는 현재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된 전체 142개 품목의 약 46.4%에 해당하는 수치로, 절반 가까운 제약사들이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4년 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애엽 추출물 제제를 2025년 급여 적정성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 제제는 2005년 처음 등재된 이후 최근 3년간 연평균 1215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청구액을 기록한 대표적인 천연물 의약품이다. 당국은 연간 청구액 200억원 이상, 등재 후 장기간 경과한 약제에 대해 급여 유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급여 재평가 외에도 현재 제약사들은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생약제제 전문의약품에 대한 동등성 재평가를 공고했고, 애엽 추출물 제네릭 제제 135개 품목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해당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제품인 동아에스티의 ‘스티렌’, 대원제약의 ‘오티렌’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시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중 부담이 제약사들의 자진 취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바탕으로 급여 적정성을 판단하며, 결과는 이르면 내달, 늦어도 9월 중 나올 예정이다.

만약 ‘급여 적정성 없음’이라는 결론이 나올 경우, 업계는 지난해처럼 이의신청을 통해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7월, 사르포그렐레이트염산염과 레보드로프로피진 역시 급여 적정성 없음 판정을 받았으나, 제약사들의 이의 제기 끝에 10월 재심의에서 약가 인하를 조건으로 급여 유지 결정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