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2006년부터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희귀난치성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9년에는 전남권 희귀질환 권역 거점센터로 지정됐다.전문 클리닉 및 의학상담실을 운영하여 희귀질환 진료 및 지원, 유전상담및 돌봄상담 제공, 질환 교육 및 자조모임 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4년에는 광주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그동안 쌓아온 진료 인프라를 통해희귀질환 진료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희귀질환자들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도록 가깝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흔히 희귀질환센터가 모든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전문 진료과를 신속히 연계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희귀질환은 특성상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에서는 유전 상담이나 질환 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적절한 전문과로 연계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전남권역에 거주하는 희귀질환자들에게 진단과 치료, 추적 관찰을 위해 희귀질환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희귀질환 유전상담클리닉을 통한 유전상담 및 질환상담과진단지원 사업을 통한 유전자 검사 무료 지원 등희귀질환 환자를 진료하고의료비 지원사업 안내 (국가, 민간),희귀질환 및 가족을 위한 심리치료 및 자조모임 운영 등희귀질환 환자를 지원한다.

또한 희귀질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질환 통계와 희귀질환 정책 수립 및 연구 활용을 위해진단받은희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국가 통계 등록하는 등희귀질환 등록통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희귀질환자 및 전문가를 위한 질환교육, 심포지엄 개최,희귀질환 헬프라인 웹사이트 운영, 전남권역 희귀질환 전문기관 공식 SNS 채널 운영 등 희귀질환 환자 교육 프로그램 및 홍보활동에도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국내 희귀질환 진단 환경은 크게 개선된 편이다. 불과 7~8년 전 까지만 해도 유전자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2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했지만 질병청의 많은 노력으로 부담이 감소됐다.

또한최근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물론 환자들도 질환 인식이 높아지면서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신경섬유종 1형(이하 NF1)의 경우 질환 인식이 높아지면서 초기에 의심 증상을 발견하고 전남권역 희귀질환센터로 바로 연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F1은 17번 염색체 장완에 위치한 NF1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NF1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점차 다양해지고 악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령대별로 나타나는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NF1 유전자는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유전자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면 일반인보다 종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NF1 환자에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종양은 양성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로 치료가 늦어지는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NF1 환자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종양 중 하나는 '시신경교종'이다. 보통 어린 시기에 발현되며 보통 7세까지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신경섬유종'도 NF1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중 피부신경섬유종은 대부분의 NF1 환자에게 발생하며 목이나 팔처럼 눈에 잘 띄는 부위에 생길 경우 미용적인 이유로 제거 수술을 진행한다.

반면 총상신경섬유종은 깊은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말초신경과 그 분지들이 다발성으로 얽혀 주변 조직까지 침범하는 특징을 가진다. 전체 NF1 환자의 30~5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없거나 종양의 크기가 커지지 않는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종양 크기가 클 경우 통증이나 감각 이상, 운동 기능 저하, 신체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종양 크기가 빠르게 증가하거나 말랑말랑하던 조직이 단단하고 고정된 형태로 변하거나 피부에 궤양이나 홍반이 생기는 경우에는 악성화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가 요구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를 고려할 수 있으나 완전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 백희조 부센터장(화순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소아 환자의 경우, 1차 소아과 의원에서 커피색 반점 등을 먼저 발견한 뒤 희귀질환을 의심하고 센터로 의뢰되는 경로가 대부분이며 NF1에 대한 질환 인식이 높아진 덕분에 초기에 의심 증상을 발견하고 센터로 바로 연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희조 부센터장은 "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에서는 NF1 관련 임상 증상이 나타나고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검사 비용이 부담되거나 환자나 보호자들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 무증상 환자에 대한 유전자 검사 시행 여부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희조 부센터장은 "총상신경섬유종이 기도를 압박하거나 혈관 손상을 유발하거나 신경을 눌러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커지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어 종양 크기를 줄이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코셀루고는 전체 환자의 70% 이상에서 종양 크기를 20% 이상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고 치료 효과도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NF1은 소아뿐 아니라 성인 환자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급여 기준이 성인까지 확대된다면 치료 기회가 넓어지고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NF1 치료제 코셀루고가 급여 등재됐음에도 적용 가능한 연령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로 희귀질환센터를 찾은 환자 중 코셀루고 치료를 희망했지만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18세 이상 성인이라 치료를 시작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백희조 부센터장은 "최근 질병관리청이 미진단된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및 해석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희귀질환 진단 사업'을 시행하면서 진단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이제는 단순히 진단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보다 질환을 의심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역량이 중요해진만큼화순전남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질환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 이후 센터에 진단 관련 문의나 협진 요청을 해오는 의료진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내 의료진 사이에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식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백희조 부센터장은 "유전 질환의 경우, 보다 전문적인 유전 상담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할 유전상담사 등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치료제는 존재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실질적인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