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노유나 기자] 임신한 여성이 독립적으로 수술이나 약물을 선택해 임신을 중단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인공임신중지 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수술’ 용어를 ‘인공임신중지’로 변경하고 ▲현행법상 임신중지를 위해 임산부와 배우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제14조를 전면 삭제했다. 이에 따라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에 따라 수술이나 약물을 통한 임신중지가 가능해진다.

또한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관련 의료 서비스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삭제된 낙태죄에 기반해 의료인과 임산부를 처벌하도록 한 조항도 폐지된다.

남 의원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지 6년이 지났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이고 명확한 정보 제공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정보 부족과 의약품 접근 제한으로 인해 임신중지가 지연되고, 여성들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신중지 의약품의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남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보건복지부와 식약처에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 등을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중지 의약품은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돼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됐으며, 2024년 기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