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지난해 병원에 갈 돈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검사를 받지 못한 국민이 100명 가운데 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와 비슷한 수치다.

본지가 보건복지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의료비용 부담에 따른 의료서비스 이용 포기 경험’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통계에 따르면, 비용이 부담되어 병원 진료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국민의 비율은 2019년 2.5%, 2020년 2.1%, 2021년 2.8%로 2%대를 유지했다. 2022년과 2023년은 각각 1.1%와 1.4%로 줄었지만 2024년은 다시 2.6%로 상승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2.5%)과 비슷한 수치다.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국민 비율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2019년 3.3%였던 치료 포기 비율은 2020년 2.4%로 낮아졌지만, 2021년에는 다시 3.8%로 상승했다. 이후 2022년에는 1.9%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나, 2023년, 2024년 각각 2.1%, 3.8%로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과 비슷해졌다.

검사 포기율은 더 큰 변화를 보였다. 병원은 갔지만 검사를 포기한 비율이다. 검사 포기율은 2019년 5.3%로, 연도별은 물론 전체 항목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이어 2020년 3.9%, 2021년 5.0%, 2022년 2.5%, 2023년 2.4%, 2024년 3.7%의 비율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코로나 시기 무상 또는 저비용으로 제공되었던 PCR 검사, 백신, 입원료 등이 이후 유료로 전환되면서 개인의 의료비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사나 치료와 같이 진료 이후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는 항목일수록 포기율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 높을수록 진료 포기율도 높아

2024년 의료비 부담으로 진료를 포기한 비율은 연령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5~19세 청소년의 진료 포기율은 0.8%에 지나지 않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4.2%로 전체 평균(2.6%)보다 1.6%p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1.0%, 30대 1.6%, 40대 2.5%, 50대 3.1%, 60대 이상 4.2%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진료 포기율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령층은 만성질환 등으로 병원 진료의 필요성이 높지만, 정년퇴임 등으로 정기적인 소득이 부족해 의료비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진료 이후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검사나 치료 등까지 생각하면 의료 접근 장벽은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청소년이나 청년층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보호자나 부모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 진료 포기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 취약계층 진료 포기율 여전히 높아

취약계층의 진료 포기율은 이보다 더 높다는 점에서 더 정교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기준,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일수록 비용 부담으로 병원 진료를 포기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초등교육 이하’ 집단의 경우, 진료 포기율은 8.2%로 전체 평균인 2.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 집단의 진료 포기율은 2019년에도 6.6%로 전체 평균 대비 높은 편이었지만, 2021년에는 10.1%까지 상승했다. 2022년에는 2.9%로 많이 감소했다가 2023년에는 9.6%까지 올랐다. 2024년 역시 8.2%로 팬데믹 이전 대비 1.6%p 높다.

이는 교육 수준이 낮은 경우 의료 서비스 이용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진료조차 받지 못하는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수치는 의료비 부담뿐 아니라 정보 접근성, 제도 이해도, 건강 인식 등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