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은 건일제약이 지난 1년 반 동안 주요 사업부서의 수장을 줄줄이 교체하고 있다. 내부 승진보다는 외부에서 인력을 수혈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다국적 제약사 출신이다. 의약품 연구와 해외 사업 개발 등 신규 먹거리와 관련한 부서는 국내사 출신에게, 영업과 마케팅은 외자사 출신에게 맡기는 모양새다.

◆영업·마케팅 수장에 문희석 전 다케다제약 대표

건일제약은 지난 2일 문희석 전 다케다제약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영업·마케팅 총괄)로 선임했다. 문희석 신임 대표는 중앙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얀센 코리아, 한국BMS제약, 바이엘 코리아, 한국다케다제약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35년 이상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이끌어온 전문가다.

한국다케다제약 대표 재임 시절 주요 신약의 성공적인 국내 출시 및 매출 확대를 주도하며, 시장 내 브랜드 리더십 강화와 조직 내 전문영업 체계 구축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건일제약은 문희석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영업력 강화는 물론, 시장 다변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중장기 사업 전략의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호흡기·심혈관·항생제 등 주요 치료 영역의 시장 확대와 영업 조직 강화를 통해 전문의약품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의약2본부장·마케팅본부장도 다국적 제약사 출신

문 대표 선임에 발맞춰 이달 10일에는 진권 전 바이엘코리아 이사를 신임 의약2본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진권 신임 의약2본부장은 현대약품, 바이엘코리아 등 국내외 유수 제약사에서 24년 이상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근무하며 다양한 제품의 시장 진입 전략 수립과 매출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신제품 발매 및 브랜드 포지셔닝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 내 실무부터 전략기획까지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 본부장은 한국코치협회에 소속된 전문 코치로서 다양한 산업군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등의 강의와 코칭을 진행하며 조직 성장과 인재 육성에 이바지해 왔다.

건일제약은 이번 진권 본부장의 영입을 통해 향후 출시 예정인 신제품은 물론, 기존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영업·마케팅 전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4월 다국적 제약사 출신의 신임 마케팅본부장도 영입했다. 오인수 마케팅본부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아벤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전략을 수립하고, 아시아 지역 마케팅부 소속으로 8개 국가에서 마케팅 전략 개발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다.

건일제약은 오 본부장 영입으로 순환기, 내분비, 소화기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확장된 마케팅 전략 수립을 강화하고, 나아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와 지속 성장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할 계획이다.

◆임상·인허가 수장엔 대웅제약 출신 한지성 본부장

영업 및 마케팅 업무와 달리 신약 개발 및 해외 사업과 관련한 부서의 수장에는 국내사 출신을 앉혔다. 건일제약은 지난 3월 의약품 임상시험과 의약품의 국내외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메디칼본부의 수장으로 한지성 본부장을 영입했다.

한지성 신임 본부장은 고려대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대웅제약과 오송팜 등에서 18년간 약사팀, BD팀, 글로벌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대웅제약 글로벌개발센터장으로서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글로벌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허가 및 개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건일제약은 한지성 본부장 영입으로 허가 및 글로벌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해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개발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허가에서 상업화까지의 전 과정을 더욱 전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신입 사업개발본부장은 해외 사업 전문가 최충원

건일제약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개발본부를 신설하고, 대웅제약·테라젠이텍스 등에서 18년간 해외 사업 관련 노하우를 쌓은 최충원 본부장을 영입했다.

건일제약은 사업개발본부 신설과 신임 사업개발본부장 영입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해외 사업에 탄력을 더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일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다수 외자사 출신 영업·마케팅 임원 영입은 부진한 수익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 등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반대로 임상·인허가·신규사업 등 분야에서는 국내사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며 “이는 다국적 제약사 수준에서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국내 제약사 환경에 적합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달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1969년 부산에서 출범한 건일제약은 반백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