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진단키트 제조업체 젠바디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으며 기업공개(IPO) 일정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는 진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실적 불안정을 이유로 상장 승인에 부정적인 결정을 내렸다.

젠바디는 이에 반발해 상위 심의기구인 시장위원회에 재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재심을 통해 상장 승인이 뒤집히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재도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장위원회는 진단 시장 성장성 둔화와 실적의 불안정성을 심사 거절 사유로 꼽았다.

회사 측은 비(非)코로나 제품 중심 매출 구조 전환과 해외 매출 확대,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근거로 성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소명할 계획이다.

실제로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재무 상태 역시 안정적이다.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698억원으로, 부채총계 약 169억원과 부채비율 11.6%를 기록하며 견실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영업손실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2024년에는 약 71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젠바디는 2012년 설립된 체외진단 전문기업으로, 진단용 항체·항원 원료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속진단(RDT), 형광면역진단(F-RDT), 효소면역측정법(ELISA), 분자진단(MDx), 생화학시약 등 다양한 진단 플랫폼을 보유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해 초 한국평가데이터(A), 이크레더블(BBB)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며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했고, 이를 기반으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젠바디의 이번 상장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2018년 IPO를 추진했으나 감사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아 무산됐고, 2019년에는 브라질 정권 교체 등 외부 변수로 인해 계획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젠바디 관계자는 "현재 시장위원회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라며 "앞서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결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위원회 재심을 통해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장위원회 속기(續期)를 통해 한두 차례 논의가 더 진행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위원회에서까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이번 상장 추진은 사실상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금까지 재심을 통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신약개발사 에이프릴바이오와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 정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