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의 병용요법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진행한 동물연구에서 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단일요법 대비 부작용은 줄고 항비만 효과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실제 상용화 임상시험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엔블로정의 주성분인 이나보글리플로진과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티드 병용요법에 관한 2건의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1건은 저용량 리라글루티드 피하주사와 경구용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병용요법에 관한 것이고, 다른 1건은 저용량 리라글루티드와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모두 포함하는 주사 가능한 데포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삭센다로 잘 알려진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인 리라글루티드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이 시작됐으나, 고용량 투여 시 비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현재는 비만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리라글루티드의 비만 처방 용량은 당뇨 처방 용량의 3~5배에 달해 고용량 처방에 따른 오심, 설사, 심박동수 증가 등 다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웅제약은 포도당 재흡수 억제 능력을 바탕으로 비만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저용량 리라글루티드를 병용 투여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나보글리플로진과 저용량 리라글루티드의 병용요법은 리라글루티드의 부작용은 줄이면서, 두 약물의 단독 투여 대비 체중 감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약물을 주사 가능한 데포 조성물로 제조해 장기 지속형 복합제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특허출원 절차에 나섰다.

대웅제약는 먼저 식이 유도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10nmol/kg의 저용량 리라글루티드 피하주사와 이나보글리플로진 경구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최근 공개된 특허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실험 28일째에 마우스 모델의 체중을 측정한 결과 해 리라글루티드 10nmol/kg 단독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5.33%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리라글루티드 10nmol/kg 및 이나보글리플로진 3mg/kg 병용 투여군은 12.31%, 리라글루티드 10nmol/kg 및 이나보글리플로진 10mg/kg 병용 투여군은 14.92% 줄었다.

리라글루티드 단독 투여군 대비 이나보글리플로진 및 리라글루티드 병용 투여군의 체중 감소 효과가 두 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이러한 항비만 효과는 비만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하위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리라글루티드의 상용량(100nmol/kg/day=3mg/day in human)보다 적은 리라글루티드 10nmol/kg의 병용 투여에도 불구하고 대조군 군 대비 유의한 체중 감소 효능을 나타낸다”며 “따라서, 리라글루티드의 투여 용량을 줄이면서 우수한 체중 감소 효능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리라글루티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복합 제제 연구를 진행,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리라글루티드를 포함하는 데포 조성물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마우스보다 유전학, 생리학, 해부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하며 크기가 커서 신약 개발에 활용도가 높은 랫드를 이용해 자체 제조한 이나보글리플로진 및 리라글루티드 데포 주사의 효능을 평가했다.

리라글루티드 단독요법은 1일 0.31mg/kg씩 고용량으로 투여했으며, 이나보글리플로진 및 리라글루티드 데포 주사는 2주에 한 번씩 각각 5.32mg/kg 및 2.17mg/kg, 또는 4.20mg/kg 및 2.17mg/kg을 투여했다.

연구진은 데포 주사 4주 1회 투여 요법의 효과도 평가했다. 이때 사용한 약물 용량은 이나보글리플로진 8.40mg/kg과 리라글루티드 4.34mg/kg이다.

약물 투여 후 4주가 지났을 때 리라글루티드 1일 1회 고용량 단독 투여군의 체중은 대조군 대비 7.09% 줄었고, 데포 주사 2주 1회 투여군은 이나보글리플로진 용량을 4.20mg/kg 사용했을 때 최대 9.26% 감소해 데포 주사 투여군의 체중 감소 효과가 리라글루티드 단독 투여군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이나보글리플로진 용량을 5.32mg/kg으로 더 높인 데포 주사 2주 1회 투여군(7.09% 감소)보다 좋았던 것은 물론, 데포 주사 4주 1회 투여군(6.75% 감소)보다도 뛰어났다.

연구진은 “지방 무게, 혈청학적 분석, 간 조직의 절대 및 상대 중량 결과를 종합한 결과, 복합 데포주 투여는 고용량 리라글루티드 단독 투여에서 확인할 수 없는 비만 대사 개선 관련 추가적인 이점을 가지는 동시에 부작용을 저감시키고,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며 “환자 복약 편리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한 발 더 나가 지속적 약물 방출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수행해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리라글루티드 각 성분이 2주 이상 지속해서 방출되는 데포 조성물을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한편, 국산 신약 36호인 대웅제약의 엔블로정은 신약으로는 국내 제약사가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기존 동일 계열 치료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입증해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위약 대비 약 1% 당화혈색소 감소, 약 70% 목표 혈당 달성률(HbA1c<7%), 심혈관 위험인자(체중, 혈압, 지질) 개선, 한국인 대상 풍부한 임상자료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차기 블록버스터 국산 당뇨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