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희귀 질환인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CS) 치료제 ‘트린골자’(Tryngolza, 성분명: 올레자르센·olezarsen)가 유럽 허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제품 생산과 연관된 우리나라 에스티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 취재 결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니스(Ionis)의 ‘트린골자’에 대해 허가를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보통 CHMP 권고 후 약 2개월 안에 허가를 판가름한다. EC는 유럽 의약품 허가의 최종 의결기관이지만 주로 형식적인 행정 절차를 담당하는 만큼, ‘트린골자’는 연내 유럽에서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자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의 계열사인 에스티팜도 ‘트린골자’의 유럽 허가로 인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린골자’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계열의 RNA 기반 치료제로, 올리고핵산 원료를 통해 제조된다. 해당 원료 공급과 관련해 에스티팜은 지난 2012년 3월 아이오니스 측과 올리고핵산 원료 공급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스티팜이 공급하는 올리고핵산 원료가 ‘트린골자’ 제조에 직접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 계약 및 정황으로 미뤄볼 때 에스티팜의 원료가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트린골자’는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메신저 RNA(mRNA)에 결합하여 타깃 단백질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이다.

타깃 단백질은 간에서 생성되는 지질 대사 조절 인자인 아포지질단백질 C-III(apoC-III)이다. FCS는 아포C-III의 과도한 발현으로 인해 혈중 지방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질환인데 ‘트린골자’는 이를 조절해 지방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4년 12월 전 세계 최초 FCS 치료제로서 ‘트린골자’를 허가한 바 있다. 아이오니스는 미국 이외에도 ‘트린골자’ 허가를 목표로 다양한 지역에서 ‘트린골자’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임상이 실시되지 않았다. 다만 아이오니스가 지난 2020년 7월 우리나라 특허청으로부터 ‘아포지질단백질 C-III 발현을 조절하는 조성물 및 방법’이라는 ‘트린골자’의 물질특허 등록결정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 도입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