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vs 2025년: 팬데믹 대비 한계점 비교(출처=국회입법조사처)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2의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지난 23일 '우리는 제2의 팬데믹을 감당할 수 있는가: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경험 있는 리더십에 거는 기대'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의 감염병 관리 정책의 허점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현재 해외 인접국인 중국·태국·대만 등 우리나라 인접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 추세라고 보고했다. 국내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체계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체계란 인체에서 배출된 병원체 및 건강지표 물질들이 포함된 하수 샘플을 분석한 것으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도 28주 차(7.6.~7.12.) 기준으로 전국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점차 우상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조사처는 먼저 "2020년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는 공공주도의 대응체계를 확립하면서 공공병원에 부담이 가중됐었다"며 "민간병원 협력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공공의료-민간병원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감염병 대응체계는 5년 전과 달라진 점이 없으며, 의사의 특정과·특정 지역 쏠림현상과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갈등으로 오히려 제2의 팬데믹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의 팬데믹 대비를 위해 △공공-민간 협력 의료와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실효성 있는 자원 배분 △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필수의료 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감염병 대응 전주기 체계(감시, 진료, 격리, 예방접종)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처는 "공공의료·지역의료의 붕괴는 제2의 팬데믹 발생 시 방역체계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감염병 위기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민간기관과의 협력 없이는 대규모 감염병 대응이 어렵다는 점은 이미 지난 팬데믹 때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병원 비중은 감소(2020년 5.4% → 2022년 5.2%) 추세다. 의료인력 부족, 필수 진료과 전공의 감소와 지역별 인력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 병상으로 활용됐던 지방의료원은 환자 감소와 적자로 존폐기로에 놓여 있으며, 지난해 촉발된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조사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2의 팬데믹 위기를 준비하기 위해 감염병 대응 전주기 체계(감시, 진료, 격리, 예방접종)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R&D 투자 확대로 신속한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생산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