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들의 학업 복귀 과정에서의 학사 조율 등의 조치가 특혜가 아닌 정상화를 위한 것이며,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 수업 복귀 선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학생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학업을 재개하고 전공의들이 수련을 재개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무너졌던 의학교육과 의료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복귀는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학업과 수련의 연속성을 회복하려는 책임 있는 노력이며 이는 결국 미래 환자의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대의 학사제도는 타 단과대학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학년제가 적용돼 단 한 과목에서라도 낙제(F)를 받을 경우 전체 학년을 유급해야 하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계절학기나 재이수 제도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반 타 학과 학생들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나아가 "국가고시 응시를 위한 임상실습이 필수로 포함돼 있어, 교육과정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동한다"고 수업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의대생들은 지난 1년 넘게 교육을 중단한 채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 왔고, 이제 복귀와 회복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며 "우리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단순한 비교보다는 깊은 이해와 공감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복귀 학생들에게 '특혜'라는 낙인을 씌우거나 부당한 서약을 강요하는 행위는 또 다른 상처와 피해를 남길 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의학교육 정상화와 의료 인력 질 관리를 위해 적체된 학번과 의사인력 배출 시점 조정, 강의실·실습 분리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신뢰 회복과 학업·수련의 연속성을 위해 정부·정치권·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의대생 휴학의 근본적 원인을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 정부 주요 인사들이 충분한 논의 없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동조하거나 침묵한 일부 대학 총장들, 정치권, 국회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의비는 이들의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약속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대생·전공의 대상 사과·서약서 작성 요구는 비상식적 처사라는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