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료 산정 기준을 어기고 간호인력을 과다 신고해 의료비를 부당 청구한 병원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내린 업무정지와 부당이득금 징수 처분은 정당하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은 행정4-3부는 최근 A병원과 운영자들이 복지부의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고 측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복지부가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27개월간 현지 조사한 결과, A병원이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료 차등제 산정 기준을 위반해 간호인력을 실제보다 많이 신고하고 이를 근거로 의료 급여를 과다 청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간호사 B씨와 간호조무사 C씨가 실제로는 정신과 입원 환자 간호업무 외에도 임상실습 지도, 외래 진료 보조, 약국 업무 등을 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23년 1월부터 76일간 A병원의 업무를 정지하고, 수원시는 약 1억7900만 원의 부당이득금을 징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A병원 측은 “간호사 B씨는 임상실습 지도를 병행한 적이 없고, 간호조무사 C씨도 외래나 약국 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의 업무정지 및 부당이익금 징수 처분이 과도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간호사 B씨가 간호학과 학생의 임상실습 지도와 출결 관리, 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강사료까지 받은 사실이 있는 점, C씨 또한 다른 진료과에서 외래 보조 및 약국 업무를 병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 간호에만 전담하는 간호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간호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와 보호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간호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병행할 경우, 간호 서비스 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들을 전담 간호인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부당이득금 환수에 대해서도 “의료 급여 비용이 부당하게 지급된 만큼 전액 환수하는 게 원칙”이라며 “업무정지 조치는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