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근본 치료제로 등장한 미국 아밀릭스 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의 ‘렐리브리오’(Relyvrio, 성분명: 페닐뷰티르산 나트륨+타우루르소디올·PB+TUDCA)가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게 됐다. 2022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은지 3년만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FDA는 2일(현지 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2025년 8월 29일부터 ‘렐리브리오’의 허가 철회를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29일부터 ‘렐리브리오’를 판매할 경우, 불법 의약품 유통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회사측도 이미 시장 철수를 공식 선언한 상황이다.

‘렐리브리오’는 페닐뷰티르산 나트륨과 타우루르소디올을 일정 비율로 결합한 경구제다. 단백질이 제대로 접히지 않고 쌓이는 소포체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동시에 완화하여 신경세포의 사멸을 줄이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그간 증상 완화에만 머물렀던 ALS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ALS가 운동신경세포가 점점 사멸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만큼, ‘렐리브리오’ 투약을 통해 신경세포를 보호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FDA는 이러한 전망을 고려하며 지난 2022년 9월 2상 임상시험(시험명: CENTAUR) 데이터를 근거로 ‘렐리브리오’를 가속 승인(조건부 허가)했다. 당시 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PCNSDAC)가 ‘렐리브리오’에 대해 찬성 7표, 반대 2표로 최종 승인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단 조건부 허가인터라 아밀릭스 측은 대규모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에서 ‘렐리브리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해야 했다. 아밀릭스는 이를 위해 2건의 3상(시험명: PHOENIX 및 Study A35-004)에 착수했다.

그러나 2024년 4월 ‘렐리브리오’는 3상 모두에서 1차 평가변수는 커녕 부차적인 2차 평가변수조차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밀릭스 측은 2024년 9월 ‘렐리브리오’의 판매 중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방 관보에 따르면, FDA는 아밀릭스에 ‘렐리브리오’의 자발적 허가 철회를 요청했고, 아밀릭스는 이를 수용해 올해 2월 허가 철회를 신청하며 이의 제기 권리까지 포기했다.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8월 29일 공식적으로 철회된 것이다.

회사측은 미국과 함께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캐나다 허가도 철회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 보다 3개월 앞선 2022년 6월에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ALS 환자들은 다시금 근본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 중심의 기존 치료 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ALS 근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은 여전히 발병 원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체 환자의 10%는 SOD1 및 C9orf72 유전자 변이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나머지 90%는 원인 불명의 특발성 ALS로 분류된다.

참고로 현재 허가된 ALS 치료제는 사노피의 ‘리루텍’(Rilutek, 성분명: 릴루졸·riluzole)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파마(mitsubishi tanabe pharma)의 ‘라디컷’(Radicut, 성분명: 에다라본·edaravone)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칼소디’(Qalsody, 성분명: 토퍼센·tofersen)가 있다.

국내의 경우 사노피의 ‘리루텍’과 미쓰비시다나베 파마의 ‘라디컷’이 정식허가를 받았고 바이오젠의 ‘칼소디’는 최근에야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모두가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하는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