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마약·향정신성·오남용 우려 등 '비대면 진료로 처방 안 되는 의약품' 처방이 1만건이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비대면 진료 처방 제한 급여 의약품의 처방은 총 1만354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4.2%인 1만1400건 마약류 처방이었으며, 마약류 처방 중 98.98%인 1만1277건이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처방 건수는 점차 감소했지만, 여전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비율은 높았다.

구체적으로 비대면 진료 처방 제한 급여 의약품의 처방이 가장 많았던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기간)는 전체 9638건 중 7912건이 의원급의 향정신성 처방이었다.

가장 최근인 2025년 1~5월을 살펴봐도 전체 119건 중 절반 이상인 78건이 해당했다.

김선민 의원은 특히,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비대면 진료 처방 제한 급여 의약품의 처방 현황을 전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지침을 마련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제를 처방하는 경우에도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 사후피임약, 비만치료제는 DUR 시스템을 통해 처방 불가'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이 DUR을 통하지 않고 비급여로 처방한다면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선민 의원은 "대면 진료가 원칙인 진료체계에서 보완적으로 해야 할 비대면 진료의 누수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간적·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의료기관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많은 사람을 외면한 채 비대면 진료를 일시에 막을 수 없다"며 "누수를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법령 마련과 제도 정비가 시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단기적 과제와 중장기적 과제로 구분해 당장 내일이라도 시행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