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탈모·여드름 치료제 등 오남용 우려가 큰 약물을 처방하지 못하도록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 대표 발의를 추진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초진과 재진 비대면진료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DUR 확인 의무를 추가해 최근 확산되는 무분별한 처방 문제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안은 원칙적으로 대면진료를 우선하도록 하되, 일정 기간 내 동일 질환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환자(재진)의 경우에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했다. 다만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섬·벽지 주민, 교정시설 수용자, 군 복무자, 대리처방 가능 환자 등은 초진부터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또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자 등 복지부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병원급 의료기관도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게 했다.

비대면진료에서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해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을 처방할 수 없으며, 의사는 반드시 DUR을 통해 처방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처방 가능 약물과 처방일수에도 제한이 적용된다.

의사는 환자 확인, 진료 설명 및 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또한 비대면진료 도중 환자 지시 불이행, 장비 결함, 환자의 고의·중대 과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책임을 면제받는다. 아울러 의사에게는 비대면진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역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플랫폼은 정부에 신고 후 운영할 수 있고, 분기별 진료 현황 보고 의무를 지며,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또한 환자 알선·유인, 의료적 판단 개입 등 보건의료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금지된다. 복지부는 우수 플랫폼 인증제를 도입할 수 있으며, 위반 시 신고 취소 또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했다.

김 의원은 “최근 비대면진료를 통해 금지 약물이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문제가 드러난 만큼 DUR 확인 절차를 법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