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승재 의학전문기자] Y 염색체의 특정 유전자가 남성의 생식 능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컷 생쥐 Y 염색체의 ‘Zfy’ 유전자 결손이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셀 죽음과 분화 저널(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실렸다.

불임은 부부가 피임 없이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했음에도 아기가 생기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결혼한 부부의 15%가 불임을 겪으며, 불임의 원인 중 40%에서 60%가 남성 쪽 원인이다.

남성 불임은 남성 호르몬의 문제, 고환 및 정자의 문제, 정자의 이동 통로 문제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 깔려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와이 의과대학(UH Mnoa's John A. Burns School of Medicine)과 야나기마치 생명 연구소(Yanagimachi Institute for Biogenesis Research)의 연구진은 수컷 생쥐에서 ‘Zfy’ 유전자 이상이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Zfy 유전자는 인간 남성과 수컷 생쥐의 Y 염색체에서 발견되는 유전자로, 두 가지 종류(Zfy1과 Zfy2)가 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Zfy 유전자 하나 또는 두 개가 결손된 생쥐를 만들어 Zfy 유전자 이상에 따른 생식 능력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Zfy 유전자 두 개가 모두 결손된 수컷 생쥐는 비정상적인 정자가 만들어지거나 아예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불임 상태가 됐다.

추가 분석 결과, Zfy 유전자는 정자 생산, DNA 운반, 세포 생존과 관련된 수백 개의 유전자를 조절하며, Zfy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에서 정자 전구체 세포는 DNA 응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찍 죽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과 생쥐에서 Y 염색체의 Zfy 유전자가 생식 능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