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승재 의학전문기자] 암 주변에 형성되는 세균 무리가 강력한 항암제를 만들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의 항암 효과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셀 시스템(Cell Systems)’에 실렸다.

우리 몸에서 세균은 주로 입 안이나 장에 무리 지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구강 또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 한다.

최근에는 종양 주변에도 특이한 형태의 세균 무리가 형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를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tumor-associated microbiome)’이라 한다.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진 바는 많지 않으나,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을 높여준다는 일부 보고가 있다.

연구진은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대상으로 정교한 대규모 스크리닝 도구를 이용해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의 항암 효과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세균 중 하나인 대장균에서 ‘2-MiCit’라는 항암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MiCit는 항암제의 일종인 ‘5-플루오로우라실(5-FU)’의 효과를 향상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대장균에서 만들어지는 2-MiCit의 항암 효과를 확인하고자 대장암의 인간 세포 모델과 파리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2-MiCit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대장암 파리 모델의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했다.

추가로, 연구진은 생화학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2-MiCit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분자 구조를 일부 변형시키고 인공 합성하여 그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인공 합성된 2-MiCit는 더욱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2-MiCit가 암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억제하며, 그 결과 암세포의 DNA가 손상되고 암세포가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종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에서 만들어지는 2-MiCit가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