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최근 국내 최대 의약품 위탁 시험기관 중 하나인 ‘SLS바이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질 검사기관 재지정 불허 통보를 받으면서 다국적 제약사 완제 수입 의약품의 대규모 공급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LS바이오는 지난해만 3000건이 넘는 품목의 품질 검사를 수행해 왔으며, 그 가운데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인술린 제제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불허 결정으로 국내에 입고되는 의약품들이 품질검사를 진행하지 못해 환자들에게 적시에 공급되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성명을 내고 “지난 11일 식약처장과 환자단체장간담회에서 이미 인슐린 제제의 잦은 공급중단 문제를 지적하고 안정적인 공급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지만, 건의한 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약품 공급중단 우려를 즉각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환우회는 “이번 사태는 특정 업체의 문제를 넘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SLS바이오는 지난 6월 9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3개월 동안 사실상 정상적인 검사가 불가능했다”며 “그 시간 동안 업체와 식약처 모두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결국 재지정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품질관리 제도의 엄정함은 중요하지만,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이 먼저 마련됐어야 한다는 게 환우회의 설명이다.

환우회는 “특히 인슐린은 대체할 수 없는 치료제로,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공기와 물, 식량과도 같이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품”이라며 “공급이 중단되면 환자들의 일상은 무너지고 생명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접한 당뇨병 환자와 가족들은 ‘인슐린을 제때 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을 떨칠 수 없다”며 “정부와 제약사는 이번 사태를 환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하루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식약처는 인슐린과 같은 필수의약품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긴급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 ▲품절, 공급중단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정비할 것 ▲인슐린 제제 공급 안정화 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환우회는 끝으로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은 단순한 약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라며 “환자와 가족들은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돼 더 이상 불안에 시달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