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5년 6개월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연금을 잘못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공단이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128억원에 달해 국민 노후 자금 관리의 허점이 지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 과오지급금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잘못 지급된 연금은 총 10만7449건, 금액으로는 1005억2400만원에 달했다.

국민연금 과오지급은 허위 신고나 수급 자격 변동 미신고 등으로 연금 수급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연금이 지급되는 경우를 말한다.

국민연금법상 과오지급금은 소멸시효 3년이 지나면 돌려받을 수 없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만6391건이던 과오지급이 2023년에는 2만2588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이미 1만2129건이 발생했다.

과오지급금 규모는 2020년 113억2500만원에서 지난해 244억36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는 144억9400만원이다.

과오지급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수급권 변동 사항 신고 지연 및 미신고’로 전체의 56.8%를 차지했다. 수급자의 사망이나 재혼, 부양가족 변동 등 자격이 변했음에도 신고가 늦거나 누락돼 부적격자에게 연금이 계속 지급된 것이다.

연금공단은 전체 과오지급금 가운데 10만2780건에 대해 징수를 완료했지만, 4669건은 여전히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다.

한지아 의원은 “과오지급은 수급자의 지연 신고, 노령연금 수급자의 전 배우자가 분할연금을 소급 청구하는 등 실무적 허점과 공단의 관리 부실이 맞물려 발생하는 문제”라며 “매년 반복되는 만큼 국민연금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지급·환수 체계를 근본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기금 고갈 우려 속에 불안을 가지고 계신 만큼, 작은 불합리부터 바로잡아 국민연금 신뢰를 제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