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앱클론은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CAR-T 치료제 '네스페셀(AT101)'의 핵심 기술에 대해 호주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특허 등록으로 앱클론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홍콩, 캐나다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7개국에서 네스페셀 관련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유럽에서도 특허 심사가 진행 중이다.

네스페셀은 앞서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이와 함께 품목허가 유효기간 10년, 자료보호기간 10년 등의 혜택을 부여받아 개발 효율성과 시장 독점권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또한, 같은 달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대상 및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에 연이어 지정되며 임상 2상 진행 중에 식약처 3대 지원 프로그램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등록된 호주 특허는 '악성 B 세포를 특이적으로 인지하는 항체 또는 그의 항원 결합 단편, 이를 포함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및 이의 용도'에 관한 것이다. 해당 특허는 네스페셀에 적용되는 CD19 표적 h1218 인간화 항체 기술을 보호한다. 이 항체는 기존 글로벌 CAR-T 치료제에 사용되는 생쥐 유래 'FMC63' 항체와 달리 앱클론이 독자 개발한 것으로, 약효 지속성 향상과 강력한 항암 효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바이오의약품 시장이자 글로벌 임상시험의 허브로서, 이번 특허 등록은 향후 오세아니아 지역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까다로운 호주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함으로써 네스페셀의 기술적 차별성과 혁신성을 국제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했다.

글로벌 CAR-T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3년 37.4억 달러(약 5조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약 40% 성장하여 29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D19 표적 치료제가 2023년 27.6억 달러(약 3조 7천억원)로 전체 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어, CD19를 타겟으로 하는 네스페셀이 진입할 시장 규모는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네스페셀은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하여 앱클론의 h1218 항체를 포함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개조한 뒤, 이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 결과에서는 객관적반응률(ORR) 94%, 완전관해율(CR) 68%를 기록하며, 기존 국내 치료제의 객관적반응률 52%, 완전관해율 40% 대비 현저히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앱클론은 2026년 네스페셀 품목허가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튀르키예 TCT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여 현지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상업화 우선권을 확보하고 신약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앱클론 관계자는 "이번 호주 특허 등록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네스페셀의 지적재산권 보호 체계를 완성했다"며 "탄탄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식약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연간 약 39조원 규모의 글로벌 CAR-T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2026년 품목허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앱클론은 고형암을 표적하는 스위처블 CAR-T 플랫폼 'zCAR-T'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한 'HER2 어피바디 기반 스위처블 CAR-T 기술'은 On/Off 스위치 기능과 다중 표적 공격이 가능하여 기존 CAR-T의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고 고형암 시장 진출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