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해당 회사로 이직한 직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및 고용금지 가처분 신청 2심에서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3일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력 유출 방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업계 내 인력 이동에 대한 법적 제한이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이번 소송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글로벌 제약사들의 민감한 신약 개발 정보가 경쟁사에 유출될 우려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회사는 지난해 1심에서도 같은 내용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즉각 항고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송 이전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여러 차례 내용증명을 보내며 경고했다.

또한, 인천지검은 2022년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도 진행했다.

이는 2021년 말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관련 경력자를 대거 채용하며 삼성 출신 직원들이 다수 포함된 점과 연관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계 내 인력 이동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동종업계 이직 금지 조항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법률인 ‘영업비밀방어법(DTSA)’을 통해 영업기밀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사례처럼 법원의 제한적 판단으로 인해 인력 유출에 대한 규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초 스톡옵션 부여 대상을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고 변동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직원 동기 부여 전략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CDMO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사업 확장에 따른 인력 경쟁 심화가 예상되면서 이러한 조치가 직원 사기 진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