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동성제약의 거래정지 사태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고소장과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 간의 연관성 의혹으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동성제약 채권자가 당시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고소장 접수 법원 위치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포함됐다.

해당 채권자는 현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측으로 알려진 가운데 녹취록과 의견서에서는 "자신들이 보유한 동성제약 주식 매각 이후, 채권자 측이 회사 감사 고찬태 씨를 통해 나원균 전 대표를 고소하게 했다"고 명시돼 있다.

동성제약은 코스피 상장사로 지난 6월 24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회사는 5월 회생절차 개시 신청 후 거래가 중단됐으나,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거래가 재개됐다.

그러나 같은 날 당시 감사였던 고찬태 씨가 나원균 전 대표 등 현 경영진을 대상으로 177억 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다시 거래가 중단됐다.

법조계는 회계감사인의 의견 거절이 없는 상태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됐기 때문에,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았다면 거래 정지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동성제약은 2023년과 2024년 한올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감사 의견을 받았으나, 올해 반기 보고서부터는 '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번 거래 정지는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이 조합을 통해 확보한 지분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지난 6월 24일 거래 재개 당시 나원균 전 대표와 그의 모친 이경희 씨는 반대매매로 지분율이 각각 4.09%에서 2.88%, 0.03%로 감소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 하락 시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 역시 우호 지분 일부가 반대매매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회생법원 제출 주주사실 확인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총 9개 조합이 브랜드리팩터링 요청으로 오마샤리프화장품으로부터 동성제약 주식 188만 주를 매수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동성제약 오너 2세 이양구 전 회장이 운영하던 회사다.

그러나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반대매매 사실을 부인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21일 기준 지분율이 10.80%였고, 거래 중지 직후인 6월 30일에는 장외 매수를 포함해 소폭 증가한 10.98%였다.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은 이양구 전 회장이 보유 지분(14.12%)을 마케팅 전문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촉발됐다. 나원균 전 대표 등 현 경영진과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이번 지분 매각은 갈등의 불씨가 됐다.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이 이사회 과반수를 확보하며 나원균 전 대표 해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후 라에힐코리아 유영일 대표가 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