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한약·침 병행치료가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의 인지기능을 유의하게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와 서울시한의사회가 공동으로 시행한 ‘한의약 치매 건강증진사업(Korean Medicine Senior Health Promotion Program, KSHPP)’의 2021~2023년 3개년 데이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관련 연구 논문은 10월 29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됐다. 연구 제목은 ‘Herbal medicine and acupuncture for mild cognitive impairment: a retrospective study of 2,242 older adults in the Republic of Korea(경증 인지 장애를 위한 한약 및 침술: 대한민국 노인 2242명 대상 회고적 연구)’이다.

이번 연구는 한의원과 보건소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60세 이상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노인 총 5525명 중 침치료 및 사후평가를 완료한 2242명을 대상으로, 한약과 침치료의 병행이 인지기능 및 우울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총 대상자 5525명 중 치료를 완료한 인원은 3992명이었으며 치료 완료자 중 한약-침 병용군은 2044명, 침치료 단독군은 198명이었다. 치료는 침 치료(백회, 사신총, 합곡, 태충, 족삼리, 신문, 내관혈)와 한약치료(귀비탕, 가미귀비탕, 육미지황탕, 천왕보심단, 조위승청탕, 온담탕, 가미억간산, 황련해독탕 중 1가지를 15일간 투여)로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 건강증진사업에 참여하여 프로그램을 끝까지 완수하는 비율은 86.4%로 상당히 높았고, 침치료 단독군(12.1%)에 비해 한약-침치료 병용군(4.1%)에서 탈락률이 더 낮았다.

CIST(인지기능) 검사 결과, 한약-침치료 병용군(19.1 → 23.2 (+4.0 ±3.7))과 침치료 단독군(18.4 → 21.9 (+3.4 ±3.9))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점수가 상승했고, MoCA(경도인지검사)에서도 한약-침치료 병용군(17.7→ 21.4(+3.7 ±3.4))과 침치료 단독(17.0 → 20.6 (+3.6 ±3.6))군 모두에서 점수가 상승했다.

GDS-SF(노인우울척도)에서도 한약-침치료 병용군(6.7 → 5.3 (–1.5 ±3.0))과 침치료 단독군(6.3 → 5.2 (–1.1 ±2.5)) 모두에서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한약 병용군에서 더 유의하게 개선이 이루어져, 한약(첩약) 치료의 임상적 의미가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임재환 부회장은 “이번 연구는 10년 전인 2016년부터 서울특별시한의사회가 주도적으로 설계하여 서울시와 함께 추진한 한의약 치매 건강증진사업(구,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실제로 인지기능 개선에 기여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대규모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과 조기 진단은 치매 예방의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는 한약과 침치료로 대표되는 한의약이 지역사회 치매 예방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한의약 치매 건강증진사업이 공공보건체계 내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 한의약 치매예방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치매국가책임제 내에서 예방 영역의 한의약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