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태준제약이 최근 노안 치료제 후보물질 ‘CTO0307’의 3상 임상시험을 마친 가운데, 이와 시기적으로 맞물린 시점에 ‘필로카르핀’ 성분의 노안 치료용 점안제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CTO0307의 주성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기 직전 해당 특허 출원을 진행한 만큼 둘 사이의 연관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공개된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태준제약은 지난해 4월(우선권 주장에 따른 소급일 기준) ‘필로카르핀을 포함하는 점안 조성물’ 발명을 출원했다.

이 발명은 필로카르핀을 주성분으로 한 노안의 예방 또는 치료용 점안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레보카르니틴과 잔탄검을 첨가해 필로카르핀의 고질적인 문제인 pH 및 점도 불안정성을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필로카르핀은 부교감신경 작용제로 홍채 괄약근을 수축시켜 동공을 축소하는 성분이다. 섬유주의 방수 유출을 촉진해 안압을 감소시키는 기전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대우제약이 ‘필로스타점안액1%’라는 제품명으로 처음 선보였다.

‘필로스타점안액1%’가 정식으로 노안 적응증을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 이 제품의 적응증은 ‘녹내장 진단 또는 치료 목적의 축동’이다. 그런데도 노안 치료제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약이 만들어내는 핀홀(Pinhole) 효과가 초점 심도를 확장해 근거리 시력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다. 눈의 수정체가 탄력을 잃어 가까운 곳의 사물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노안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실제 대우제약은 필로스타점안액1%를 비급여로 출시하고 노안 환자에 대한 오프라벨 처방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앨러간(Allergan, 현 애브비)이 개발한 필로카르핀 성분 1.25% 농도 점안액인 ‘뷰티(Vuity)’가 지난 2021년 최초의 노안 치료제로 허가받아 판매되고 있다. 뷰티는 매일 1회 투여하면 15분 안에 노안 증상이 개선돼 약 6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안과 특화 제약사인 태준제약이 필로카르핀 성분 점안 조성물을 특허 출원한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특허 출원이 CTO0307의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기 두 달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CTO0307가 필로카르핀 성분 제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제 개발, 특허출원, 임상시험이 차례대로 이뤄지는 제약 R&D 통상적 순서를 고려할 때 CTO0307과 태준제약이 출원한 ‘필로카르핀을 포함하는 점안 조성물’ 사이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안을 적응증으로 하는 CTO0307 3상 임상시험과 필로카르핀 성분 노안 치료 점안제 특허가 시기적, 기술적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해당 출원이 후속 제품 또는 경쟁사 방어용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회사가 실제 어떠한 제품을 준비 중인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