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2019년 3월, HK이노엔은 대한민국 제30호 신약 '케이캡(K-CAB, 성분명 테고프라잔)'을 출시했다. 케이캡은 출시 1년 만에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국산 신약 중 최단기간 내에 연간 실적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P-CAB 계열 신약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처럼, 케이캡은 우수한 약효와 다양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PPI 계열 약물은 위산 분비의 최종 단계에 관여하는 위 내 프로톤 펌프를 비가역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으로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반면 케이캡은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 없이 직접 프로톤 펌프의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작용 기전으로 케이캡은 식사와 무관하게 투약할 수 있으며, 투여 첫날부터 빠르고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보인다.

케이캡/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케이캡정 50mg 출시 후,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위해 저용량 케이캡정 25mg과 구강붕해정제(ODT) 25mg, 50mg을 추가로 선보였다. 또한 케이캡과 진통소염제(NSAIDs)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 임상 1상에 돌입하며 환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캡의 6번째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을 통해 진통소염제 장기 복용으로 인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효과를 확인했으며, HK이노엔은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응증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의 치료 △소화성 궤양,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25mg에 한함) 등 총 5가지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캡은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원외처방액 기준으로 2019년 9월부터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출시 3년 째인 2021년 단일 제품으로 원외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기준 3분기까지 케이캡의 누적 원외처방액은 1,60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원외처방액 2,000억원 돌파를 예상한다.

케이캡 해외 진출 현황/자료=HK이노엔

현재 케이캡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중남미 등 전 세계 54개국에 진출했으며그중 18개국에 출시됐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인구 1위 국가인 인도에서 글로벌 제약기업 '닥터레디(Dr. Reddy's Laboratories Ltd.)'와 손잡고 'PCAB(피캡) 50mg'이라는 이름으로 현지 출시했다. 인도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조 5,200억원으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한다.

케이캡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소화기내과학회인 '2025 유럽소화기학회(UEGW)'에 참여해 케이캡정을 포함한 표준 3제 요법(테고프라잔, 아목시실린, 클래리트로마이신)과 PPI 계열의 란소프라졸을 포함한 표준 3제 요법(란소프라졸, 아목시실린, 클래리트로마이신)의 14일간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치료 비교 임상을 발표했다.

케이캡은 모든 용량군에서 제균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1차 치료 요법으로서 PPI 계열 약물 대체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올해 3건의 미국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효과를 확인한 결과,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특히 미란성 식도염 전체 환자군과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LA등급 C, D) 환자군에서 2주 및 8주 차 치유율이 PPI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함을 입증했다.

미란성 식도염 치료 후 장기 유지 효과를 검증한 임상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24주간 진행된 치료 효과 유지율(관해 유지율)을 확인한 결과, PPI 대비 모든 용량군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 환자군에서는 테고프라잔의 모든 용량군에서 PPI 투여군 대비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으며, 테고프라잔 100mg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우월성이 입증됐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케이캡은 연내 미국 FDA 허가 신청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8년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 케이캡의 도전은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대한민국 제약ㆍ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케이캡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