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와 고 오승용 씨 유족은 쿠팡의 야간 택배 노동자에 대한 '격주 주5일제' 시행 약속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으며, 숨진 노동자가 연속 7일 이상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14일 택배노조는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쿠팡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발표한 과로사 대책인 '야간 택배 노동자 격주 주5일제'가 사망한 고 오승용 씨에게 적용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고인이 속한 대리점에서는 주 6일 연속 근무가 일반적이었으며, 심지어 연속 7일 이상 노동도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노조는 이러한 장시간 노동이 인력 부족으로 인한 백업 기사 부족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오승용 씨는 쿠팡 CLS 협력업체 소속 택배 노동자로, 지난 10일 새벽 배송 업무 복귀 중 전신주와 충돌해 사망했다.

택배노조는 고인이 사망 전 5일 연속 새벽 배송을 마친 후 부친의 장례를 치르고 단 하루만 휴식을 취한 뒤 업무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장례 후 이틀간의 휴무를 요청했으나 대리점 측으로부터 하루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쿠팡 CLS가 밝힌 '연속 7일 이상 초장시간 노동 불가' 원칙에도 위배되는 상황이다.

택배노조가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해당 대리점 택배기사 21명의 근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주 7일을 초과해 근무한 사례가 10건 발견됐으며, 최대 보름간 휴무 없이 일한 노동자도 있었다.

고인의 경우, 사망 전 5일간 연속 새벽 배송을 하며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장례 후 단 하루 휴식 후 복귀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유족은 고인이 팀장에게 휴무를 문의했을 때 "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실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할 것 같네요"라는 답장을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쿠팡이 노동자를 최악의 과로 노동으로 내몰아 희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족은 쿠팡 대표에게 과로사한 고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대책과 유족의 생계 및 상처를 치유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산재 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쿠팡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