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특정 제약사 의약품을 들여오는 조건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강원 속초의 병원장 부부에게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배임수재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속초 지역 병원장 60대 A 씨와 그의 아내이자 재무 이사인 60대 B 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사람에게 내려진 추징금 10억여원과 9억여원도 그대로 유지됐다.

A 씨 부부의 범행은 2019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이어졌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의약품 도매업자 C 씨에게 특정 제약사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구매 대금의 일정 비율을 받기로 합의, 현금 18억여원을 챙겼다.

또한 병원에 근무하는 신용불량자 의사를 위해 C 씨에게 신용카드를 요구해 받아 전달하고 약 3000만원을 사용하게 했으며, 병원 송년회비와 개원 찬조금 명목으로도 수백만원을 받았다.

2017년에는 병원을 소유로 한 의료재단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C 씨에게 20억원을 빌리고도 2019년 8월까지 이자를 전혀 지급하지 않아 그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병원 재무 이사였던 B 씨 역시 자금·회계 관리를 맡으며 남편과 공모해 범행을 지속했다.

검찰은 A 씨가 받은 현금과 무상 차용에 따른 이익을 합산한 리베이트 규모가 약 25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의사 1인의 리베이트 수수 최고 기록인 약 22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법원은 무상 차용 이익을 산정할 때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율을 적용한 검찰과 달리 상법상 법정이율인 연 6%를 기준으로 삼아 리베이트 수수액을 약 19억6000만원으로 인정했다.

A 씨 부부는 항소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A 씨 부부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도매업자 C 씨는 1·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