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된 5천쪽 분량의 기밀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직 직원 A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19일 인천지법 형사항소4-2부 류호중 판사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의 징역 3년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20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주간에 걸쳐 출력해 외부로 반출한 자료에는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어 회사 경쟁력과 국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면서도, "유출된 기술이 외국이나 경쟁사에 실제 전달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은 다른 기업에 자료를 넘길 의도가 있었다면 더 중요한 문서를 가져갔을 것"이라며, 주거지와 휴대전화 압수수색 결과 이직 준비나 자료 유출 증거가 없음을 근거로 감형 사유를 인정했다.

A씨는 해당 자료를 쓰레기장에 찢어 버렸다고 주장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해당 사건은 2022년 12월 삼성바이오 본사에서 옷 속에 출력물을 숨겨 반출하는 방식으로 기밀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엄벌을 촉구했으나, 법원은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가 핵심기술 유출에 대해 실질적 피해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법원이 안일한 판단을 내렸다"라며 엄정한 처벌 없이는 기술 유출 재발 방지가 어렵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