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양정의 기자] 한국GSK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아렉스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50세 이상 59세 이하 성인 중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RSV-LRTD) 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기존 60세 이상 성인에게만 적용되던 아렉스비의 접종 대상이 만성 호흡기 질환자, 만성 심혈관 질환자, 말기 신장 질환자, 당뇨병 환자, 요양원·요양시설 거주자 등 RSV-LRTD 고위험군에 속하는 50~59세 성인까지 확대됐다.

적응증 확대는 50~59세 고위험군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해당 연구에서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 대비 면역원성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렉스비는 앞서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82.6%의 RSV-LRTD 예방 효과를 보였으며, 기저질환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에서는 94.6%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 코로나19와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내에서 유행하며, 인플루엔자만큼 전파력이 높아 한 명의 감염자가 주변 약 세 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특히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는 RSV 감염 시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으며, 심한 경우 입원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에서 기저질환이 하나 있는 경우 RSV 감염증으로 인한 입원율이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2.7배 높았으며, 기저질환이 두 개 이상인 경우 9배까지 상승했다.

RSV 감염은 만성질환의 악화 위험도 높인다. RSV 감염으로 입원한 50세 이상 환자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악화 위험은 일반 환자 대비 약 2.8배, 천식 악화 위험은 약 6.5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약 3.1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성인 RSV 감염증에는 대증요법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는 "이번 접종 연령 확대는 그간 예방 공백이 있던 중장년층에서 질환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50~59세 고위험군 성인의 RSV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겨울이 되면서 RSV 감염증으로 인한 입원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지금이 RSV 예방 접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RSV 백신은 불활화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므로 병원 방문 시 두 백신을 함께 맞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SK 백신사업부 총괄 권현지 전무는 "이번 아렉스비의 적응증 확대로 보다 많은 고위험군의 질병 부담을 줄이고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위험군 성인들이 제때에 RSV 감염증 예방이 가능하도록 의료진과 긴밀히 협력하고, RSV 감염증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렉스비의 접종 연령 확대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승인에 이은 것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74세 고위험군 및 75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RSV 백신은 1회 접종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