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제약업계가 ESG 경영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모든 영역에서 기업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공급망 관리 고도화 등으로 A 등급을 받은 반면 몇몇기업은 제약사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통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등급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국 ESG기준원은 최근 '2025년 ESG 평가 및 등급 공표'를 공개했다. 먼저 전통 제약사에서 A+ 등급은 없었다.

이어 A 등급은 녹십자,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SK바이오팜, 일동홀딩스,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종근당홀딩스, 한국콜마, 한독, HK이노엔, 에스티팜, 휴온스 등이었다.

이들 기업은 매년 ESGㆍ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약물 안전ㆍ부작용 모니터링 고도화, 윤리경영 조직, 부패방지 정책 등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녹십자는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웰빙, GC셀 등 주요 계열사가 ESG 활동과 경영성과를 담은 ESGㆍ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ESG 전략으로 'CARE for people and planet'을 제시하고 건강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B+ 등급은 JW중외제약, JW홀딩스, 경보제약, 녹십자홀딩스, 부광약품, 삼진제약, 영진약품, 한미사이언스, 동국제약, 파마리서치 등이다.

JW중외제약은 환경 부문에서 국제표준 환경경영인증인 ISO 14001을 획득하고, 폐기물 배출량 감축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이다. 동국제약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한강변 생태정화 '플로깅' 활동을 임직원이 참여하며 환경보호와 건강 증진, 지역사회 상생을 동시에 실천하고 있다.

B 등급은 광동제약, 일동제약, 팜젠사이언스, 한미약품이다.

광동제약은 사내 친환경 캠페인으로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 도입, '가산 환경사랑 어린이 미술대회' 개최 등 임직원·지역사회 연계 활동을 전개했다.

판젠사이언스는 지난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ESG 경영강화로 기업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을 정관변경 형태로 추진했다.

C 등급은 삼일제약, 이연제약, 제일약품, 하나제약, 메디톡스, 셀트리온제약, 코오롱생명과학, 휴젤 등이다.

이어 D 등급은 국제약품, 동성제약, 명문제약, 삼성제약, 유유제약, 일성아이에스, 일양약품, 파미셀, 삼천당제약, 차바이오텍, 펩트론이다.

이 중 ESG 등급 조정에서 강등된 제약사는 경보제약, 메디톡스, 일양약품이다. 세 제약사는 모두 '지배구조(G)' 리스크가 등급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경보제약은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으로 인해 G등급이 B+에서 B로 하락하면서 통합 등급도 A 등급에서 B+로 낮아졌다. 이는 내부 통제 시스템 부실, 경영 감시 체계의 취약성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메디톡스는 보툴리툼 톡신 허가 관련한 이슈 등이 ESG 등급에도 반영됐으며 기업가치 훼손을 사유로 G등급이 C에서 D 등급으로 낮아졌다.

일양약품은 금융위원회 제재로 인해 전반적인 ESG 성적이 낮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ㆍ공시하고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양약품에 과징금 62억 3000만 원, 대표이사 등 3인에 대해 12억 6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G등급이 B 등급에서 D 등급으로 급락했으며 통합등급은 C등급에 D 등급으로 떨어졌다.

한국 ESG기준원의 2025년 ESG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제약업계 등급 분포의 하향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난 주요 원인은 지배구조 영역의 평가 모형 개정과 기준 강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내부통제 체계, 공시 신뢰도 등 핵심 지표가 한층 엄격해지면서 ESG 경영에서 지배구조 관행 개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 ESG기준원은"환경 및 사회 이슈 관리체계 고도화 및 성과 공개 확대에 따라 전년 대비 환경 및 사회 영역은 평균 점수가 상승했다"며 "다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미발간 기업이 하위기업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하위 기업의 적극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ESG 정보공개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