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정일 기자]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제약 공공 R&D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오히려 공세적으로 R&D 정책을 펼쳐 제약 R&D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4일 협회 4층 대강당에서 개최한 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정책 변화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회와 위험 요인' 발표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공공 R&D 축소는 공공 부문과의 시너지 저하로 R&D의 공공재적 가치를 저하시키고, 민간 제약기업의 R&D 지출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에서 공세적으로 공공적인 제약 R&D 정책을 펼쳐 제약 R&D 허브로 거듭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부연구위원은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전략은 약 사용, 특히 아동 약 사용을 전반적으로 축소하고,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약 사용에 대한 합리성 규명을 요구한다"면서도 "FDA 규제는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아동에게 투여되는 약의 경우 부작용 입증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비롯한 신약 승인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약가 인하가 최우선 목표"라며 "미국의 1인당 GDP의 60% 이상인 OECD 국가들 중 최저 가격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MFN(최혜국 대우) 가격제를 도입하고, MFN 가격으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루트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가인하로 인해 미국 내 마진 축소로 R&D 및 신약개발 동기 하락, 미국 외 국가에 대한 약가 인상, 미국 내 의약품 소비자 직판 플랫폼 TrumpRx 참여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 내 생산 시 생산 효율화가 필요하고, 생산중단 상품 재출시 및 제네릭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외 국가의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의 공공 의료보험 축소 움직임은 무보험자 및 개인 부담 증가로 미국 의료 시장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MAHA 움직임과 더불어 헬스케어 제품과 OTC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원료의약품 비축에 따른 고정적 수요 형성으로 원료의약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국내 생산 강화를 위한 인센티브 강화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이 비축을 계획하고 있는 26개 원료의약품 리스트 발표에 따른 가격 동향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크게 화학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여타 산업에 비해 사용되는 원료가 복잡 다양하다며 제약바이오에 대한 HS코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주요 산업 중 하나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확한 우리나라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다른 국가와의 협력 의제 발굴을 위해 제약바이오 산업을 위한 HS코드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를 따르게 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