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약사법 개정안 13개 법안이 병합심사로 본회의 처리만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한약사회는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부작용을 보완하고 재택수령 및 비급여 처방, 중개 플랫폼 문제 등을 바로잡아 제도화가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 이광민 부회장은 24일 출입기자 브리핑에서 "비대면 진료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 8건, 공적 전자 처방 전달 시스템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 Dur 관련한 약사법 개정안 3건, 비대면 진료 중개 매체 도매상 소유 운영 금지 등 병합심사로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며 "본회의에서 이 안건이 부여돼 통과가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권영희 집행부 출범 이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향후 보건의료 체계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국회·여야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 8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예상보다 논의 속도가 빨라지자 '비대면 진료 제도화 TF'를 구성해 약 두 달 동안 10여 차례 논의를 거치며 약사회 입장을 정리했다.

이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는 보건의료의 질과 안전이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는 원칙을 전제로 접근해 왔다"며 "시범사업 기간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재택 수령, 중개 플랫폼, 비급여 처방 이슈 등을 중심으로 약사회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대면 진료 원칙' 명문화다. 비대면 진료 대상은 재진 환자 중심으로 하고, 초진은 지역 제한을 적용하며 처방할 수 있는 약과 처방 일수를 제한한다. 현재 논의 중인 지역 기준은 광역 단위이며, 처방 일수는 5~7일 수준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초진 예외는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감염병 환자 등 필요한 환자군으로 한정된다. 처방 제한은 시범 사업 규정과 동일하게 마약류, 오남용 의약품, 사후피임약, 비만약 등 처방할 수 없도록 유지하고 대면·비대면 모두 DUR 확인을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시각적 판단이 필수적인 질환은 의무적으로 화상진료를 실시하도록 했으며, 어떤 질환이 대상이 될지는 전문가 협의를 통해 하위법령에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처방 제한 의약품을 무의식적으로 처방해 형사처벌 받는 부분을 제외시키기 위해 의료기관의 전산시스템(ER)에서 아예 처방할 수 없도록 해 비의도적인 처벌 위험도 제외하는 내용도 모법에 담겼다.

비대면 진료 기관의 유형도 제한된다. 원칙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만 허용하고, 병원급은 일부 환자군에 대해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비대면 진료만 전담으로 운영하는 기관을 금지하기 위해 하위 법령에 비대면 진료 비율을 제한하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경우 신고제를 유지하되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중개 매체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도입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부회장은"가입자 수가 일정 이상 되는 중개 매체들은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개인정보 보호 등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조치 규정을 마련했다"며 "심평원, 보건의료정보원 등 운영 근거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의료법 개정안에 담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 중개 매체의 도매상 소유 운영 금지와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경우 쌍벌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같이 보완됐다.

이광민 부회장은 "초진 처방약 처방 일수 제한이나 제한 약의 종류 등은 의료법에 있기에 약사회의 역할은 일부 빠졌지만 전문가 단체 중 약사회 역할도 보완돼야 한다"며 "비대면진료 제도화 전담 TF 중심으로 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