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K이노엔이 도입한 주사용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ecnoglutide)가 중국에서 경구제로 개발된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결과,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는 최근 경구용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한 1/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현재 환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험은 중국인 과체중 및 비만 참여자를 대상으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을 평가하는 것이다.

참고로, HK이노엔은 지난 2024년 5월,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우리나라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및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이미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만큼, 임상 디자인만 놓고 보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점은 ‘에크노글루타이드’가 경구제로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 약물은 당초 일주일에 1회 피하주사로 투약하는 3세대 GLP-1 작용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의약품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GLP-1 작용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와 기전 및 투여 방식이 동일하다.

그러나 ‘위고비’는 단점이 있는데 바로 주사제라는 것이다. 주사제는 2차 감염 우려가 있고, 의료 폐기물도 발생시킨다. 일부 환자들은 바늘에 대한 공포로 인해 사용을 주저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노보 노디스크는 환자의 투약 편의성이 개선된 경구용 ‘위고비’ 개발에 나섰고, 현재 규제 당국의 허가 심사를 대기하고 있다.

‘에크노글루타이드’ 주사제형,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 확인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일찍이 경구용 ‘에크노글루타이드’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5월 경구용 ‘에크노글루타이드’의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해 올해 5월 종료했다.

다만 당시 임상시험은 경구용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목적이었고, 비만 치료제는 아니었다. 그러던 것을 비만 치료제로 전환, 본격적인 탐색에 나선 것이다.

특히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사제형으로서 관련 임상시험에서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만큼, 경구제로 전환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1/2상 시험을 오는 2026년 11월 최종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노보 노디스크가 진행한 경구용 ‘위고비’ 3상이 약 2년 정도 걸린 점을 고려하면,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가 경구용 ‘에크노글루타이드’ 1/2상 직후 바로 3상에 돌입할 경우, 임상 종료시점은 2028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K이노엔은 올해 5월부터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HK이노엔이 이번 임상을 1·2상이 아닌, 3상부터 진행하는 것은 이미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피하주사제형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Sciwind Biosciences는 어떤 회사인가?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는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대사 질환 치료제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주로 지방간염, 간경변 등 대사성 간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다수의 혁신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대표적 신약은 경구용 및 주사제로 개발되고 있는 에크노글루타이드(Ecnoglutide)이다. 이 약물은 GLP-1 계열의 혁신 신약으로, 만성 체중 관리 및 대사성 질환 치료에 사용한다.

이 회사는 항암제와 면역 치료제 분야에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항암제의 경우 여러 종류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데, 특히 면역 항암제와 표적 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암세포의 성장이나 확산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둔 신약이다.

면역 치료제의 경우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신약을 개발 중이며, 생물학적 치료제는 바이오 의약품이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Sciwind는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컨대 올해 1월 영국 스타트업 버디바 바이오(Verdiva Bio)와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해, 중국 및 한국을 제외한 지역의 개발 및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는 HK이노엔과 협력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가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 도입은 HK이노엔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