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아직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백신 면역증강제(Adjuvant)’가 차세대 백신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백신 효능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백신 항원과 함께 투여되어 면역 반응을 증가·가속·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감염병기술전략센터(SID)가 최근 발간한 ‘백신 면역증강제(Vaccine Adjuvant) 개발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 면역증강제 시장은 2022년 15억 7141만 달러(2조 3202억 원)에서 2030년 44억 8923만 달러(6조 6270억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에 달한다.

특히 북미는 2022년 6억 5608만 달러(9686억 원)에서 2030년 18억 달러(2조 6572억 원) 규모 최대 시장으로 성장하며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2년 3억 3019만 달러(4875억 원)에서 2030년 10억 달러(1조 4763억 원)로 성장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15%)을 기록할 전망이다.

면역증강제 사용은 현재 인플루엔자 백신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간염 백신과 HPV 백신이 뒤를 잇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해마다 수천만 명이 감염되는 대표적 호흡기 질환으로, 높은 발병률이 꾸준한 백신 수요를 이끌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백신 면역증강제 시장은 사토피 파스퇴르(Sanofi Pasteur), 글락소스미크클라인(GSK), 머크(Merck), 와이어스(Wyeth)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전체 관련 특허의 약 40%를 보유할 만큼 이 분야는 특허 집중도가 매우 높다.

국내 백신 면역증강제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2년 약 2173만 달러(321억 원) 규모였던 것이 2030년 5759만 달러(85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독자적 기술 확보와 글로벌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증강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기존 독감 백신에 VFI(백신제형연구소)의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신규 후보물질 ‘NBP607B’의 임상 1/2a 시험계획을 제출하며 개발에 착수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자체 면역증강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대상포진 백신 후보 ‘EuHZV’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임상 1상 IND 승인을 획득했다.

EuHZV는 유바이오로직스의 면역증강제 제조기술 ‘EuIMT(유임트)’와 미국 바이오 기업 팝바이오테크닉스의 항원 디스플레이기술 ‘SNAP(스냅)’을 활용해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면역증강제는 이제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효능을 좌우하는 전략 기술로 자리매김했다”며 “글로벌 시장이 소수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 자립과 임상 경험을 축적해 나갈수록 국산 백신 경쟁력 강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