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미래 산업인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의료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종합적인 법제 개선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의료 AI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와 함께 윤리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조사처가 이번에 발간한 ‘의료 AI의 마중물인 의료데이터 활용: 법제 정비 방안을 중심으로’ 주제 보고서는 의료 AI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의료 AI란 의료용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질병을 진단·관리·예측하여 의료인의 업무를 보조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에는 의료 AI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건강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률’·‘21세기 치료법’ 등이 있으며, EU는 ‘AI법’과 유럽건강데이터공간으로 인한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2차 활용을 제도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의료 AI 법제들은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행 의료 AI 관련 법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을 비롯해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디지털의료제품법’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개발과 활용에 있어 절차와 기준이 상충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고, 입법조사처는 포괄적인 법률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데이터 통합’과 ‘개인정보보호’ 두 축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한 특별법을 위한 2가지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입법정책을 통해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개방 ▲데이터 간 통합의 제도화 ▲개인정보보호의 내실화라는 세 가지 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데이터 기반 의료 혁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우선 “AI 의료기기는 새롭게 학습하거나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면서 기존 승인된 성능에서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사전 승인 아래 기능·성능·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동적 규제’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개방과 활용을 전제로 하는 포괄적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데이터의 특징을 반영해 합리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며, 단일의 법률을 통해 체계적은 규율체계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입법조사처는 “특별법을 제정하게 되면 관계 부처들 간의 의료데이터 통합·연계·실증이 제도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률적 기반이 마련되면, 국가 차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거버넌스와 실질적 데이터 기반의 정책 연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