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원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계기로 불거진 노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좀처럼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3차 노사 면담에서 회사 측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협의안을 제시했음에도 노조가 핵심 안건 대부분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25일 노조와의 면담에 직접 참석해 ▲인사제도 ▲투명성 강화 ▲취업규칙 개선 ▲인사정책 협의 구조 마련 ▲특별보너스 지급 ▲노사상생기금 출연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된 협의안을 구두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 가운데 포상제도 심사 과정에 노조가 참여하는 안 하나만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가 제안한 특별보너스(작년 성과 기준 1인당 300만원 지급)와 노사상생기금 조성(2026·2027년 각 10억원 규모) 방안은 노조가 “피해 회복과 신뢰 회복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노조는 구성원 1인당 100만원 기준 총 34억원 수준의 기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징계 절차 개선, 인사정책 사전 협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회사 측 제안도 노조는 조건부 수용 입장을 보였다. 또한 회사가 마음건강센터 운영 개선을 언급했지만,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지난 6일 직원 수천명의 개인정보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내부 공용 폴더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사내 마음건강센터를 다녀온 직원과 관련된 기록이 징계 폴더 안에 정리돼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노조는 회사가 상담센터를 이용해 직원을 관리하며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 주도로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