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지 못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마감된 공개입찰 본입찰에 단 한 곳의 업체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회생 계획안 제출 마감일인 12월 29일까지 남은 시간 동안 상황 반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를 포함해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계획안 제출 마감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계속 접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재로서는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 의사를 보였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는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홈플러스 인수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하렉스인포텍은 지난해 3억 원의 매출과 3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스노마드는 지난해 116억 원의 매출과 2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7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다.

홈플러스의 청산 가치는 약 3조 7천억 원에 달하며, 부채만 2조 9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포함하더라도 최소 1조 원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재무적 부담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입찰 참여를 실질적인 인수 의사보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 문제 등을 이유로 농협중앙회의 홈플러스 인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홈플러스 청산 시 소상공인, 협력업체 포함 30만 명의 고용 불안을 언급하며 농협의 인수 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의 연간 800억 원 적자와 200명 이상의 인력 구조조정 사례를 들며 인수 부담을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 역시 3조 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가 농협그룹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계획안 제출 마감일인 12월 29일까지 적합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매각 절차 및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이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인수자가 최종적으로 등장하지 않을 경우,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직접 고용 인원 2만 명과 간접 고용 인원 8만~9만 명 등 총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1,800여 납품업체와 8,000여 입점업체의 줄도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TF는 입찰 참여 업체 부재로 사태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당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공개입찰 결과와 관계없이 가장 현실적인 회생방안이 M&A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으로, 법원과 채권단을 포함하여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회사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10만 명에 달하는 직간접 인원의 고용안정과 협력사 및 입점주 보호를 위해 반드시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