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생맥주 사업에서 철수한다. 이달 창사 75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회사가 장기화된 내수 부진과 유흥시장 침체 속에서 고원가 제품군의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호프, 레스토랑, 치킨집 등 주류 취급 업소에 공급하는 클라우드와 크러시 생맥주의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는 인력 이동과 설비 정리 등 관련 절차에 착수한 상태로 알려졌다.

클라우드는 100% 몰트(맥아)와 100% 아로마홉을 사용하는 정통 프리미엄 맥주로, 국산 라거 시장의 일반 제품보다 원가 부담이 높다.

특히 생맥주 라인의 경우 주력 채널인 외식과 유흥시장의 소비 위축이 맞물리며 '팔면 팔수록 손해'가 누적되는 구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악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해 3분기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 누적 매출은 57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했다.

이 가운데 맥주(내수) 매출은 416억원으로 38.6%(262억원) 급감하며 전체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국내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86억원) 줄어든 150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브랜드의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3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단종시킨 데 이어 7월에는 '클라우드 칼로리라이트'를 정리했다.

무·논알코올 제품군도 기존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를 정리한 뒤 올해 초 '클라우드 논알콜릭' 브랜드로 통합했다.

프리미엄 라거라는 클라우드의 정체성이 캔·병 제품에도 높은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영업조직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인력 개편 과정에서 클라우드 전담팀이 이미 통폐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보다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기 위해 맥주 사업 영역을 재정비하고 주력 제품군에 집중해 효율적인 비지니스를 전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철수 조치는 생맥주 제품에 국한된 것으로 기타 맥주 제품군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며 "클라우드는 앞으로 캔과 병 라인에 집중하고 논알콜릭 맥주와 같은 기능성 맥주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