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박성하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인턴 직원이 배달 기사에게 “딸배 XX”, “기억력 3초냐” 등의 욕설과 막말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건보공단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배달 기사 A씨는 지난 24일 건보공단 산하 한 지역본부 건물로 음식을 배달했다가 주문자인 인턴 직원 B씨로부터 폭언을 들었다.

A씨는 주문 내역의 안내대로 6층 엘리베이터 앞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해당 위치에는 ‘택배 수령·배달 음료’라고 적힌 안내 표지도 부착돼 있었다. A씨는 “지시에 맞춘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배달을 확인한 B씨는 즉시 A씨에게 연락해 “왜 음식을 바닥에 두고 가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A씨가 “현장에 표시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B씨는 “사과부터 제대로 하라”며 A씨가 ‘길바닥에 음식을 버리고 간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로 몰아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언은 점차 수위를 넘었다. B씨는 “가정교육을 못 받은 것 아니냐”며 인신공격을 했고, 통화를 종료하려는 A씨에게 배달 노동자를 비하하는 표현인 “딸배 XX”, “병X XX” 등의 욕설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후 문자 메시지로도 “기억력 3초냐”는 조롱성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해당 내용을 배달 플랫폼 측에 알렸지만, 플랫폼은 “연결만 도와줄 수 있다”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건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건보공단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공단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인턴 신분임을 확인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기관 차원에서도 무겁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의 일탈이 조직 전체의 문제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공분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공기관이면서 직원 기본 교육은 뒷전인가”, “상담할 때는 ‘욕설하면 처벌받는다’고 하면서 정작 내부 직원이 저런 행동을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