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쿠팡에서 3370만건 규모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들의 대응 움직임이 빠른 속도로 결집하고 있다.

유출 사실이 공개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대규모 소송 참여 조직화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에서는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준비 카페가 잇따라 개설돼, 주요 카페 누적 가입자 수가 약 4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카페 중 일부는 이미 회원 수 10만명을 넘겼고, 여러 카페에서 단기간 수천명씩 가입자가 늘며 사실상 온라인 기반의 집단행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오후 4시 30분 기준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쿠팡 집단소송 카페’는 가입자 13만4745명을 기록했다.

이어 ‘쿠팡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 11만4327명, ‘쿠팡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 7만65명, ‘쿠팡 해킹 3370만명 피해자 카페’ 5만5688명, ‘쿠팡 해킹 피해자 모임’ 5만 5360명, ‘쿠팡 피해 연대 집단소송’ 3만513명, ‘쿠팡 개인정보유출 단체 소송’ 2만2271명, ‘쿠팡 개인 소송 해킹 COUPANG 개인 고객 정보 유출 집단소송 단체 카페’ 9746명 등 빠른 속도로 인원을 불리고 있다.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불과 2~3일 만에 약 49만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

법적 대응도 시작됐는데, 1일에는 쿠팡을 상대로 한 첫 손해배상 소송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됐다. 초기 소송에는 쿠팡 이용자 14명이 참여해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이런 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선발대 성격으로 소수 정예로 먼저 제기한 것”이라며 “향후 참여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국내에서 정식 집단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제도적 한계로 지적된다.

과거 유사 사건에서도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배상 효과가 미치지 않았고, 배상액도 크지 않았다. 2016년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1030만명이 피해를 봤지만, 4년 후 소송에 참여한 2400여명만 1인당 10만원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