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쿠팡의 전현직 주요 임원들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직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자사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심각한 사건이 공개되기 전 이루어진 거래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거랍 아난드는 지난달 10일 쿠팡 주식 7만5350주를 주당 29.0195달러에 매도했다.

이는 약 218만6000달러, 한화로 약 32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프라남 콜라리 전 부사장도 지난달 17일 쿠팡 주식 2만7388주를 77만2000달러(약 11억3000만원)에 매도한 것으로 신고했다. 콜라리 전 부사장은 지난달 14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지난달 6일 오후 6시 38분경 자사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으며, 이를 12일 만인 18일 오후 10시 52분경 인지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아난드 CFO와 콜라리 전 부사장의 주식 매도 시점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보다 며칠 앞서지만, 사건 발생 이후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내부 정보 이용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시점인 지난달 18일 이전에 이미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내부자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 정보, 공동 현관 비밀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지난달 18일 고객 4500여 명의 개인정보 유출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사고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을 3일 만에 철회하고 다시 광고를 재개해 논란이 일었다.